본문 바로가기
독후논술

만무방-김유정

by 연채움 2024. 4. 10.
반응형

  ‘만무방’은 ‘예의가 없고 염치가 없는 사람’, 즉 ‘막되어 먹은 사람’이란 뜻이다. 『만무방』의  시간적 배경은 1930년대 가을, 강원도 산골마을이다. 현대소설, 단편소설이며, 문체는 간결체이다. 시점은 전지적 작가 시점이다. 주제는 식민지 농촌 사회의 피폐한 사회상황이다. 갈등양상은 인물과 인물의 갈등으로 응칠이와 응오의 갈등과 인물과 사회와의 갈등으로 응오, 응칠 형제와 사회와의 갈등이 나타난다.

  작가는 반어적 사회 상황 설정하고 있다. '만무방'인 응칠의 행위를 부러워하는 농민들의 모습이나, 자신의 벼를 자신이 훔칠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적 아이러니를 표현한다. 『만무방』 에서 김유정 작가는 1930년대 농촌 현실의 사회 구조적 모순을 냉소적, 반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김유정 특유의 해학성보다는 지주와 소작인의 수탈의 현실에 집중하고 있다.
  이야기 구성은 역순행적 구성이다. 발단에서는 응칠의 현재 상황을 그리고 응칠의 과거를 통해 응칠이 '만무방'이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응오의 과거,  현재 응오의 이야기 순으로 진행된다. 

 

   목  차

1. 만무방적 인물들

2. 응칠이 이야기

3. 응오 이야기

4. 응고개에서 만난 응오와 응칠이

 

1. 만무방적 등장인물들

   응칠은 평범하게 살던 성실한 농군이었지만 빚만 늘어나서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떠돌다가 아내와 갈리고, 도박 절도 등 전과 4범으로 떠돌아 다니다 동생 응오가 있는 곳으로 온 인물이다.

  응오는 응칠의 동생이다. 성실하고 진실한 농군이다. 그러나 아픈 아내와 소작료, 장리빚 때문에 자신의 벼를 밤에 몰래 수확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속 인물이다.

  성팔, 재성, 기호, 용구, 도박으로 농촌 현실에서 벗어 나기를 원하는 소작농들이다. 소작을 하여서는 정상적인 꿈을 꾸고 성실하게 살아가기 힘든 현실을 보여 주는 인물들이다. 1930년도의 피폐한 농촌 상황이 응칠이 응오 형제만의 이야기가 아닌 당대를 살아가는 보편적 현실인 것을 보여 주는 인물들이라고 할 수 있다.

 

2. 응칠이 이야기

   발단에서 응칠이는 한가롭게 송이 파적을 하면서 송이로 요기를 하고 산속에 돌아다니는 닭을 잡아먹는다. 벼를 수확하는 걸 도와 달라는 친구가 있어도 마다한다.

 
  이 땅 삼천리강산에 늘어 놓인 곡식이 말짱 누 거람.. 먼저 먹는 놈이 임자 아니냐. 먹다 걸릴 만치 그토록 양식을 쌓아 두고 일이 다 무슨 난장 맞을 일이람. 걸리지 않도록 먹을 궁리나 할 게지.(생략)
 

 산에서 내려 오던 응칠은 응오네 벼가 도둑맞았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응칠은 자신이 도둑으로 오해받을 것을 염려한다. 그 이유 남의 것을 훔쳐먹다 세 번이나 감옥에 갔다 온 전과자이기 때문다. 응칠은 송이로 술 값을 치르고, 응오 집에 들러 응오에게 송이를 주었지만, 응오는 반가운 기색이 아니다.

 

 
  그도 오 년 전에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었고 아들이 있었고 집도 있었고 그때야 어딜 하루라도 집을 떨어져 보았으랴. 밤마다 아내와 마주 앉으면 어찌하면 이 살림이 좀 늘어 볼까 불어 볼까, 애간장을 태우며 같은 궁리를 되하고 되하였다마는 별 뾰족한 수는 없었다. 농사는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알고 보면 남는 건 겨우 남의 빚뿐.(생략)
 

  응칠이는 세간살이를 정리하여 조선문으로,‘나는 오십사 원을 갚을 길이 없으매 죄진 몸이라 도망하니 그대들은 아예 싸울 게 아니겠고 서로 의논하여 억울치 않도록 분배하여 가기 바라노라’라고 써 놓고 집을 나왔다. 그들 부부는 돌아다니며 밥을 빌어먹었다.

 
  이러다간 우리도 고생일뿐더러 첫째 언내를 잡겠수, 그러니 서로 갈립시다 하는 것이다. 하긴 그럴 법한 말이다. 쥐뿔도 없는 것들이 붙어 다닌댔자 별수는 없다. (중략) 마지막으로 아내와 같이 땅바닥에 나란히 누워 하룻밤을 떨고 나서 날이 훤해지자 그는 툭툭 털고 일어섰다.
매팔자란 응칠의 팔자이겠다.(생략)
 

  응칠이는 아내와 헤어지고, 놀고먹는 팔자가 되어 돌아다니다가 전과자가 되었다. 전과자가 된다는 것은 어느 동네를 가거나 일만 나면 누구보다 먼저 붙들려 간다. 응칠이는 응고개 벼가 없어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 또 귀찮은 일이 생길까 싶어 먼저 도둑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응칠이가 응고개 가던 길에  공동묘지 고개를 넘어 산중턱에 올랐다. 그곳에서 화투를 하고 있는 재성이 일행을 만났다. 화투를 하는 사람들은 응칠이 오는 것을 싫어하는 눈치이다

 
  응칠이는 우작스레 굴로 기든다. 그 콧등에는 자신 있는 그리고 흡족한 미소가 떠오른다. 사실이지 노름만치 그를 행복하게 하는 건 다시없었다. 슬프다가도 화투나 투전장을 손에 들면 공연스레 어깨가 으쓱거리고 아무리 일이 바빠도 노름판은 옆에 못 두고 지난다.(생략)
 

 응칠이는 응고개 가는 길 산꼭대 쯤 바위굴에 들어갔다. 노름을 하던 사람들은 응칠이를 반기는 기색이 아니다. 그 이유는 노름판에 응칠이 끼면 맥을 못 쓸 것이기 때문이다. 응칠이는 그 속에 응고개 벼를 훔친 범인이 있지 않은가 의심하고 있다. 응칠은 딴 돈을 나누어 주고 노름판을 나왔다. 응칠이는 응고개로 가 숨어서 범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3. 응오 이야기

   응오는 성실한 농군이다. 그런데  아직 응고개 벼를 아직 벼지 않았다. 지주라든가 장리를 놓는 김 참판이 뻔질나게 찾아와 벼를 베라고 독촉해도 “계집이 죽게 됐는데 벼는 다 뭐지 유.” 할 뿐이다.

 
  그것은 작년 응오와 같이 지주 문전에서 타작을 하던 친구라면 묻지 않으리라. 한 해 동안 애를 졸이며 홀자식 모양으로 알뜰히 가꾸던 그 벼를 거둬들임은 기쁨이 틀림없었다. 꼭두새벽부터 엣엣, 하며 괴로움을 모른다. 그러나 캄캄하도록 털고 나서 지주에게 도지를 제하고, 장리쌀을 제하고 색조를 제하고 보니 남는 것은 등줄기를 흐르는 식은땀이 있을 따름.(생략)
 

  응오가 빈 지게를 지고 내려오며 눈물을 흘렸던 것이 작년 일이다. 이로 미루어 보아 흉작인 올해 응오가 왜 벼를 수확하고 있지 않은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응오가 말하는 추수하지 않는 이유는 아내가 아프기 때문이다.

 
  응오가 이 아내를 찾아올 때 꼭 삼 년간을 머슴을 살았다. 그처럼 먹고 싶던 술 한 잔 못 먹었고 그처럼 침을 삼키던 그 개고기 한 매물론 못 샀다. 그리고 사경을 받는 대로 꼭꼭 장리를 놓았으니 후일 선채로 썼던 것이다. 이렇게까지 근사를 모아 얻은 계집이련만 단 두 해가 못 가서 이 꼴이 되고 말았다. (생략)
 

  응오는 아픈 아내를 의원에 보인 적이 없어서 무슨 병인지 모른다. 의원에 보인 적이 없는 이유는 돈이 없기 때문이다.

 

4. 응고개에서 만난 응오와 응칠.

 
 절정 부분에서 응칠이는 범인을 잡고 보니 동생 응오였다. 응칠을 어이가 없고 '우두망찰' 하였다. 우두망찰은 갑작스런 일로 얼떨떨하여 어찌할 바를 모른다는 뜻이다. 

 

닭들이 세 홰를 운다. 멀―리 산을 넘어오는 그 음향이 퍽은 서글프다. 큰비를 몰아 드는지 검은 구름이 잔뜩 낀다. 하긴 지금도 빗방울이 뚝, 뚝 떨어진다.
그때 논둑에서 희끄무레한 허깨비 같은 것이 얼씬거린다. 정신을 바짝 차렸다. 영락없는 성팔이, 재성이, 그들 중의 한 놈이리라.(생략)
 

  응칠이는 도둑의 허리께를 치고는 너무 놀라 정신이 얼떨떨하여 어쩔 줄 몰랐다.

 
  그것은 무서운 침묵이었다. 살뚱맞은 바람만 공중에서 북새를 논다.
  한참을 신음하다 도적은 일어나더니,
  “성님까지 이렇게 못살게 굴기유?”
  제법 눈을 부라리며 몸을 홱 돌린다. 그리고 느끼며 울음이 복받친다. 봇짐도 내버린 채,
  “내 것 내가 먹는데 누가 뭐래?” (생략)
 

  응칠이는 응오를 일어나지 못할 만치 매를 때렸다. 응오는 체면을 불구하고 땅에 엎드려 엉엉 울었다. 응칠이는 쓰러진 응오를 업고 일어섰다. 자신의 논에서 자신의 벼를 훔쳐야 하는 응오나, 남의 것을 제 것처럼 훔쳐 먹는 응칠이나 ‘만무방’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진실하고 순박한 농민들이 ‘만무방’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비단 응오와 응칠이 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성팔이나 재성이 기호 용구 같은 소작인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오히려 거칠 것이 없는 응칠이를 부러워한다. 

  해방 후에도 소작료는 50%가 넘었다고 한다. 소작료 내를 내고 세금 내면 먹을 것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면 먹고살기 위해 장리빚을 내서 먹고 그 빚으로 인해 더 어려워지는 것이 농촌 소작인들의 현실이었던 것이다. 해방후 새로 건국된 대한민국에서 제일 먼저 한 것이 농지 개혁이었다. 농민을 자작농을 만드는 것이 국가의 가장 우선되는 과제 였을 것이다.

  김유정 작가 특성을 해학성을 들수 있다. 그러나 『만무방』에서는 그의  특유의 해학성 보다는 농촌 현실이 사실적으로 드러난다.『만무방』 은 식민지 농촌 현실의 사회 구조적 모순적 사실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1930년대를 살았던 당대의 사람들이 ‘만무방’이 되어버리는 사회 현실을 반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2024.02.09 - [독후논술] - 김유정 소설 '동백꽃' 나와 점순이

 

김유정 소설 '동백꽃' 나와 점순이

김유정 소설「동백꽃」은 분량상 단편소설이며, 농촌을 배경으로 한 농촌 소설이다. 성격은 해학적 토속적이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1930년대의 어느 봄이다. 공간적 배경은 강원도 산골 마을

yeun0711.tistory.com

2024.03.01 - [독후논술] - 봄봄-김유정 소설

 

봄봄-김유정 소설

「봄봄」 은 '봄'을 두 번 강조하고 있다. 제목에서 '봄'을 두 번 강조하는 의미는 만물이 꽃을 피우고, 성장하듯이 '나'와 점순의 사랑도 성장한다는 의미와 함께, 봄이면 되풀이되는 '나'와 장인

yeun0711.tistory.com

2024.06.27 - [독후논술] - 땡볕 김유정

 

땡볕 김유정

2024.02.09 - [독후논술] - 김유정 소설 '동백꽃' 나와 점순이2024.03.01 - [독후논술] - 봄봄-김유정 소설2024.04.10 - [독후논술] - 만무방-김유정「땡볕」은 김유정이 1937년 발표한 작품이다. 작고하기 한

yeun0711.tistory.com

2024.10.05 - [독후논술] - 금따는 콩밭 김유정

 

금따는 콩밭 김유정

「금따는 콩밭」은 1935년 3월 『개벽』에 발표되었다. 1930년대에는 ‘한국판 골드러시’가 성행하던 때이다. 1933년 한 한 해에 조선 땅에서 개발된 금광이 약 3200군데 정도였다고 하니 얼마나 금

yeun0711.tistory.com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