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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논술

자전거 도둑

by 연채움 2024.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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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둑은』 산업화가 진행되던 1970년대 세운상가가 배경이다. 청계천 세운상가는 우리 역사의 흐름과 같이하고 있다.  아버지의 훈육과 정이 필요한 소년이 생활 전선에 나와서 겪는 갈등을 만날 수 있다.

 

1. 배경이 된 청계천 변천 모습

   조선 왕조가 한양에 천도할 당시에는 자연 하천 그대로였다. 그래서 토사가 쌓이고 민가에서 흘러나온 하수로 불결하였다. 1411년(태종 11)에 개거도감을 두어 공사를 시작하여 영조 때까지 대대적으로 양안에 석축을 쌓고 준설 공사를 하였다. 개천에는 모두 24개의 다리가 있었다. 광교, 수표교, 관수교·오간수교 등이다. 그중 수표교에는 수위 측정을 위한 수표석이 있다. 청계천 다리에는 조선 시대 세시 풍속인 연날리기와 답교 등으로 유명하다.
   청계천은 광복 후 급속도로 발전하였다. 그래서 교통 문제가 발생하였다. 청계천은 서울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개 공사를 하였다. 1958년 복개 공사가 시작되어 1961년 완공되었다. 청계천 위에는 너비 50m의 청계천로가 만들어졌다.
    세운상가는 종로구 청계천로에 (장위동)에 위치한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이다. 종로 3가와 퇴계로 3가 사이를 잇는 주상복합상가 건물군을 통틀어 부르는 이름이다.
    청계천은 2003년 7월부터 2005년 9월 30일까지 고가 토로를 철거하고 복개를 걷어 냈다. 그리고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2023년 현재에는 산책로와 녹지 등이 조성되어 있다..
『자전거 도둑』은 1970년대 세운상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1960년대 이후 산업화로 인해 많은 젊은이가 서울로 향하였다. 그 변화의 중심에 청계천과 세운 상가가 있는 것이다.

 

2. 『자전거 도둑』 갈등

1) 개인과 사회와의 갈등

수남이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 청계천 세운 상가 뒷길 전기용품점에서 점원으로 일하고 있다. 꼬마라 불리고 손님에게 머리를 쥐어박히면서도 열심히 일을 해 주위의 인정을 받고 있다.

 
“수남이는 내년 봄에 시험 봐서 들어가야 해. 야학이라도 일류로 그래서 인석이 그저 틈만 있으면 책이라고 허허…….”
수남이는 가슴이 크게 출렁인다. 수남이는 한 번도 주인 영감님에게 하다못해 야학이라도 들어가 공부를 해 보고 싶단 말을 비친 적이 없다. 맨손으로 어린 나이에 서울에 와서 거지도 안 되고 깡패도 안 되고 이런 의젓한 가게의 점원이 된 것만도 수남으로서는 눈부신 성공인데 벼락 맞을 노릇이지 어떻게 감히 공부까지 바라겠는가.
그러면서도 자기 또래의 고등학생만 보면 가슴이 짜릿짜릿하던 수남이다
 

수남이는 주인 영감님이 ‘야학’ 이야기를 할 때 주인 영감님을 위해서라면 뼛골이 부러지게 일을 하면서도 억울하지 않았다.

 
수남이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고단하지만 행복하다. 내년 봄―내년 봄은 올봄보다는 멀지만 오기는 올 것이다. 그리고 영감님이 잘못 알아서 그렇지 시럼 볼 때는 봄이 아니라 겨울이다. 겨울은 봄보다 이다.
수남이는 온종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일을 하고 밤에는 가게 방에서 숙직을 한다.
 

   중학교를 졸업한 15살 수남이는 힘들게 상가에서 일하면서도 고등학교 진학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1970년대는 수남이처럼 초등학교나 중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로 올라와 공장이나 상가에서 일하면서 야간에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공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적은 급료와 고된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배움에 대한 열망을 놓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 인간과 자연 사이의 갈등

  수남이는 문득 자기도 재수 옴 붙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화들짝 놀란 그는 큰 간판을 다시 점검하고 힘껏 흔들어 보고, 대롱대롱 매달린 아크릴 간판은 아예 떼어서 안에다 갖다 두고, 떼어 세워 놓은 빈지문을 좁은 옆 좁은 옆 골목 변소 옆에 끼워 놓았다.
  바람 부는 서울의 뒷골목은 흉흉하고 을씨년스러웠다. 먼지는 온갖 잡동사니들이 다 날아들어 가게 앞에 쓰레기 무더기를 만들었다. 쓸어도 쓸어도 당해 낼 도리가 없었다.
 

수남이는 자전거를 타고 ××상회로 수금을 갔다. 수남이가 밖으로 나왔을 때 바람으로 인해 넘어져 있었다. 자전거가 넘어지면서 신사의 자동차를 상하게 하였다.

 

3) 인물과 인물 간의 갈등

 
“일은 컸다. 인마, 칠만 살짝 긁혔어도 또 모르겠는데 여봐라, 여기가 이렇게 우그러지기까지 했으니 일은 컸다, 컸어.”
신사가 덩칫값도 못하게 팔짝팔짝 뛰면서, 잘 봐 두라는 듯이 수남이의 얼굴을 차에다 바싹 밀어붙였다.
수남이는 차체에 비친 울상이 된 자기 얼굴을 볼 수 있을 뿐이다. 꼭 오늘 재수 옴 붙은 일이 날 것 같더라만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 말았구나. 울음이 솟구친다.
 

신사는 수남이에게 오천 원을 가져오라고 하고 자전거에 자물쇠를 채우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토껴라 토껴. 그까짓 거 갖고 토껴라.”
그것은 악마의 속삭임처럼 은밀하고 감미로웠다. 수남이의 가슴은 크게 뛰었다. 이번에는 좀 더 점잖고 어른스러운 소리가 나섰다.
 

수남이는 자전거를 들고 달렸다. 구경꾼들도 도망가라고 외쳤다.

 
“인마, 말을 해, 무슨일이야? 네놈 꼴이 영락없이 도둑놈 꼴이다. 인마.”
도둑놈이란 소리가 수남이의 가슴에 가시처럼 결린다. 수남이는 겨우 숨을 가라앉히고 자초지종을 주인 영감님께 고해바친다. 다 듣고 난 주인 영감님은 무엇이 그리 좋은지 무릎을 치면서 통쾌해한다.
“잘했다. 잘했어. 맨날 촌놈인 줄만 알았더니 제법인데 제법이야.”
그러고는 가게에서 쓰는 드라이버니 펜치를 가지고 자전거에 채운 자물쇠를 분해하기 시작한다. 엎드려서 그 짓을 하고 있는 주인 영감님이 수남이의 눈에 흡사 도둑놈 두목 같아 보여 속으로 정이 떨어진다. 주인 영감님 얼굴이 누런 똥빛인 것조차 지금 깨달은 것 같아 속이 메스껍다.
 

   아버지의 정을 느끼며 믿고 의지하던 주인 영감이 자신의 도둑질을 잘했다고 칭찬하는 모습이 ‘도둑 두목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아버지라면 결코 자신의 행동을 칭찬하지는 않을 것이라라는 깨달음인 것이다. 수남이는 머리를 쓰다듬고 볼과 턱을 만지는 영감님의 손이 싫었다. 수남이의 행동보다 물질의 손해를 안 본 것만을 기뻐하는 주인 영감님의 얼굴이 ‘누런 똥빛’으로 보이는 것이다.

 

4) 한 개인 내면에서의 갈등

  낮에 내가 한 짓은 옳은 것이었을까? 옳을 것도 없지만 나쁠 것은 또 뭔가. 자가용까지 있는 주제에 나 같은 아이에게 오천 원을 우려내려고 그렇게 간악하게 굴던 신사를 그 정도 골려준 것이 뭐가 나쁜가? 그런데도 무섭고 떨렸는가. 그때의 내 골이 어땠으면 주인 영감님까지 “네놈 꼴이 꼭 도둑놈 꼴이다.”고 하였을까.
그럼 내가 한 짓은 도둑질이었단 말인가. 그럼 나는 도둑질을 하면서 그렇게 기쁨을 느꼈더란 말인가.
 

   수남이는 자전거를 갖고 달리면서 맛본 공포와 함께 까닭 모를 쾌감을 회상하면서 두려움을 느꼈다. 죄책감보다 쾌감을 더 느꼈던 자신에게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수남이는 도둑이 되어 돌아온 형을 회상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빈둥대던 형이 서울로 돈을 벌러 갔다가 빈손으로 올 수 없어 훔친 물건을 가지고 집으로 왔었다. 서울로 떠나는 수남이에게 아버지는 “무슨 짓을 하든지 그저 도둑질만은 하지 말아라.”라고 당부했었다. 그것이 도둑질이 아니었대도 자기 내부에 있는 부도덕성을 깨닫고 그것을 제어해 줄 아버지가 그리웠다. 도덕적으로 자기를 견제해 줄 어른인 줄 알았던 주인 영감님은 자기가 한 짓을 나무라기는커녕 손해 안 난 것만을 좋아했다.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주인 영감님의 얼굴이 ‘누런 똥 빛’으로 보였었다.

 
  수남이는 짐을 꾸렸다. 아아, 내일도 바람이 불었으면, 바람이 물결치는 보리밭을 보았으면.
마침내 결심을 굳힌 수남이의 얼굴은 누런 똥빛이 말끔히 가시고, 소년다운 청순함으로 빛났다.
 

   수남이는 자신을 도덕적으로 견제해 줄 아버지 곁으로 아버지 곁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그제야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바람마저 불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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