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벳 토끼」는 벨벳으로 만들어진 토끼 인형이 아이의 사랑을 받아 '진짜'가 되는 이야기이다. '진짜'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해 보게 한다.
1.「벨벳 토끼」 줄거리
벨벳 토끼는 벨벳 천으로 만들어진 인형이다. 아이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벨벳 토끼 인형을 받았다. 스킨호스는 벨벳 토끼에게 ‘진짜’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스킨호스는 “진짜는 네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든 상관이 없단다. 너도 진짜가 될 수 있어. 누군가 널 아주 오랫동안 사랑하게 되면, 그냥 데리고 노는 게 아니라 ‘정말로’ 널 사랑하게 되면 그때 넌 진짜가 되는 거야.”라고 했다. 그 후부터 벨벳 토끼는 진짜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아이는 벨벳 토끼를 꼭 안고 잠을 잤다. 벨벳 토끼는 아이의 품에서 꿈을 꾸었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벨벳 토끼는 초라해져 갔지만 행복했다. 나나가 ‘이까짓 장난감’이라고 했을 때 아이는 “내 토끼는 장난감이 아니야, 내 토끼는 진짜란 말이야!”라고 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벨벳 토끼는 행복했다. 그리고 이미 오래전에 윤기를 잃은 벨벳 토끼의 눈에 지혜와 아름다움이 생겼다.
어느 날 아이는 병이 났다. 벨벳 토끼는 참을성 있게 아이의 이불 밑에서 자신의 재미있고 신나는 계획을 아이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아이는 열이 내리면서 많이 좋아졌다. 아이의 병이 나았을 때 벨벳 토끼는 성홍열 덩어리라며 버려졌다. 벨벳 토끼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잃으면서까지 사랑을 받아 진짜 토끼가 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진짜 눈물이 작고 초라한 벨벳 코를 따라 흘러 땅 위로 떨어졌다. 눈물이 떨어진 곳에서 꽃 한 송이가 자랐다. 그 꽃에서 요정이 나와 벨벳 토끼를 진짜 토끼로 만들어 주고 토끼 나라로 데리고 갔다.
아이가 노는 동안 토끼 두 마리가 고사리 덤불에서 나와 아이를 쳐다보았다. 한 마리는 온몸이 갈색이었지만, 다른 한 마리는 오래전에는 얼룩이 있었던 것처럼 털 아래 이상한 흔적이 있었다.
2. 생각해 볼까요?
· 아이는 왜 벨벳 토끼를 ‘진짜’라고 했을까요?
· ‘진짜는 네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든 상관없단다.’라는 스킨호스의 말은 무슨 의미일까요?
·‘진짜 토끼’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요?
·벨벳 토끼는 왜 ‘진짜’가 되고 싶었을까요?
3. ‘진짜’가 된다는 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
김춘수의 시 ‘꽃’이다. 이는 존재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비로소 단순한 꽃이 아닌 나의 꽃이 되는 것이다. 아주 많은 사람이 면회를 왔는데 그 많은 사람 중에서 유독 어머니만 눈에 들어왔다는 일화를 들어 보았다. ‘사랑’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벨벳 토끼는 아이의 사랑을 받으면서 ‘진짜’가 되었다. 물론 아이에게만 ‘진짜’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이의 사랑을 받은 벨벳 토끼의 눈에는 지혜가 생겨났다.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다는 건 그런 게 아닐까?
“아이가 너를 사랑했으니까 아이에게 진짜였지. 하지만 이제는 누구에게나 진짜가 될 거야.” 처음에는 아이의 사랑으로 아이에게만 진짜였던 벨벳 토끼는 모두에게 ‘진짜’가 되었다.
아이의 사랑이 벨벳 토끼를 진짜로 만든다는 것은 ‘존재를 인정받는다’ 것이며 특별해진다는 것이다. 특별한 그 에너지가 서로를 더 행복하게도 하고 힘들게도 하지만 살아가는 힘이 되고 지혜가 된다는 것이다. 그 힘은 주변으로도 번져서 주변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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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 교육 플라톤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