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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논술

하늘은 맑건만

by 연채움 2024.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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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맑건만」은 1938년 “소년”지에 실린 작품이다. 한 소년이 거스름돈을 더 받게 되면서, 겪는 내적 외적 갈등이 잘 드러나 있다.

 

1. 작가 현덕은 누구인가?

 

  소설가, 본명은 현경윤, 1909년 서울에서 태어나 대부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3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고무신」이 가작으로 뽑히고,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남생이」가 당선되었다. 1940년까지 본격적으로 소설과 동화를 발표하였다. 1945년 8.15 광복 직후 조선 문학가동맹 출판부장을 맡아 소설과 아동문학 분과에서 활동하면서 이미 발표했던 작품들을 묶어 소설집을 간행했다. 1946년 『집을 나간 소년』과 동화집 『포도와 구슬』을, 1947년 소설집 『남생이』와 『토끼 삼 형제』 등이 있다. 6.25 한국 전쟁 중 월북하였다.

 

2. 사회 문화적 배경 이해. 1930년대 십 원의 값어치는 얼마?

 

  「하늘은 맑건만 」 의 문기는 10원으로 공과 쌍안경, 만년필, 만화책을 사고, 영화를 보고, 환등기까지 살 수 있었다. 그럼 1930년대 10원은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진 돈이었을까? 화폐단위는 원, 보조적으로 전을 사용하였다. 당시 두부 장수의 월평균 소득이 10원, 여직공의 월급은 평균 12원, 인력거꾼의 한 달 벌이가 15원 정도였다고 한다. (출처, 천재학습백과, 미리 보는 중학 문학, 천재교육) 이로 미루어 보아 10원은 노동자의 거의 한 달 소득과 맞먹는 돈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왜 정직하기가 어려운가?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경우는 첫째 자신의 이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경우에는 체면을 지키거나 자신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문기는 고기를 사 오라는 숙모의 심부름으로 고깃집에 가서 지전 1원을 내고 10원에 해당하는 거스름돈을 받았다. 이를 돌아오는 길에 수만이에게 말했다.
 

수만이가 있다던 좋은 일이란 다른 것이 아니었다. 거리에서 보고 지내던 온갖 가지고 싶고 해보고 싶은 가지가지를 한 번 모조리 돈으로 바꾸어 보자는 것이다. (중간 생략)
 
하긴 문기 또한 돈으로 바꾸고 싶은 것이 없지 않은 터, 그리고 수만이가 시키는 대로 하기만 하면 남이 하래서 하는 것이니까 어떻게 자기 책임은 없는 듯싶었다. 그리고 수만이는 수만이 대로 돈은 문기가 만든 돈, 나중에 무슨 일이 난다. 하여도 자기 책임은 없으니까 또 안심이었다. 이래서 두 소년은 마침내 손이 맞고 말았다. (중간 생략)
 
그들은 공을 샀다. 만년필을 샀다. 쌍안경을 샀다. 만화책을 샀다. 그리고 활동사진 구경도 갔다. 다니며 이것저것 군것질도 했다.
그리고 그 남저지 돈으로 또 한 가지 즐거운 계획이 있었다. 조그만 환등기계 한 틀을 사자는 것이다.(생략)
 

  문기가 거스름돈을 잘 못 받았을 때 바로 말하지 않은 것은, 그 돈을 가지고 싶어 하는 욕심이 때문이다. 수만이는 그 돈을 가질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수만이의 적극적인 지원 때문에  더 용기가 생겼을 것이다.
   두 번째는 두려움 때문이다. 삼촌의 말을 들은 문기는 삼촌의 기대에 어긋나고 싶지 않았다. 또한, 숙모 점순이가 자신의 잘 못을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웠다. 문기는 쌍안경과 공을 들고 나왔다. 쌍안경을 길바닥에 떨어뜨리고 공을 흐르는 물에 던져 버렸다. 그리고 나머지 돈을 종이에 싸서 그 집 안마당을 향해 던졌다. 그제야 문기는 무거운 짐을 풀어놓은 듯 어깨가 거뜬했다. 그 공과 함께 문기는 자기의 허물도 멀리 사라져 깨끗이 벗어난 듯 속이 후련했다. 문기는 두 번 다시 그런 허물을 범하지 않겠다고 백번 다지며 집을 향했다. 그러나 수만이는 문기의 말을 믿지 않고, 오히려 그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하기 시작했다.

 
으슥한 곳에서 단 둘이 만나는 때면 수만이는
“너, 네맘대루만 허지. 나두 내 맘대루 헐 테다. 안 풍길 줄아니? 풍길테야.”
하고 손을 들어 꼽는다.
“풍기기만 하면 첫째 학교에서 쫓겨날 것이요. 둘째 너희 집에서 쫓겨날 것이요. 그리고 남의 걸 훔친 거나 일반이니까 또 그런 곳으로 붙들려 갈 것이요.”(생략)
 
문기 집 가까이 이르렀다. 수만이는 문기 앞으로 다가서며 작은 음성으로 조졌다.
“너, 지금으로 가지고 나오지 않으면 낼은 가만 안 둔다. 도적질했다. 허구 똑바로 써 놀 테야.”(생략)
 

  문기는 수만이의 협박에 숙모의 돈을 훔쳐 가져다주었다. 그것을 점순이가 가져간 것이 되어, 점순이는 아랫집에서 쫓겨났다.

 
문기는 선생님 앞에 엎드려 모든 것을 자백할 결심이었다. 그런데 선생님의 부드러운 태도에 도리어 문기는 말문이 열리지 않았다. 다음은 건넌방에서 어린애가 울어 못 했다. 다음은 사모님이 들락날락하고 그리고 다음엔 손님이 왔다. 기어이 문기는 입을 열지 못한 채 물러 나오고 말았다.
먼저보다 갑절 무겁고 컴컴한 마음이었다. 도저히 문기의 약한 어깨로는 지탱하지 못할 무거운 눌림이다. 걸음은 집을 향해 가는 것이지만 반대로 마음은 멀어진다. 장차 짐엘 가서 대할 숙모가 두려웠고 삼촌이 두려웠고 더욱이 점순이가 두려웠다.(생략)
 

거짓의 굴레는 문기를  몸까지 망가뜨리고 결국 쓰러지게 하였다.

 

4. 정직을 선택하면 어떻게 될까?

 
삼촌은 근심스러운 얼굴로 내려다본다.
“작은아버지”
하고 문기는 입을 열었다. 그리고
“저는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받은 거예요.”
하고 문기는 눈을 감으며 한마디 한마디 그러나 똑똑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먼저 고깃간 주인이 일 원을 십 원으로 알고 거슬러 준 것, 그 돈을 써 버린 것, 그리고 또 붙잡 안의 돈을 자기가 훔쳐 낸 것, 이렇게 하나하나 숨김없이 자백을 하자 이때까지 겹겹으로 몸을 싸고 있던 허물이 한 꺼풀 한 꺼풀 벗어지면서 따라 마음속의 어둠도 차차 사라지며 맑아지는 것을 문기는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문기는 모든 것을 고백하고 마음이 맑아지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마음이 맑아지니 몸도 가뜬해졌다. 거짓은 또 다른 거짓을 만들고, 거짓의 굴레는 마음뿐 아니라 몸도 상하게 하는 것이다. 그 거짓의 굴레를 벗어나는 것은 결국 정직밖에 없는 것이다. 간혹 정직을 선택하는 것이 손해를 보는 것처럼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직하지 않은 선택을 했을 때 우리는 죄를 지었다는 마음의 고통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거짓이 드러났을 때는 사람들의 외면을 당하게 되는 경우를 목격하게 된다. 한 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통과 노력이 필요하다.
  거짓말쟁이가 받는 가장 큰 벌은 그 사람이 진실을 말했을 때에도 다른 사람들이 믿어 주지 않는 것이다. (탈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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