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마운 농부』 줄거리
언더본 마을에 사는 로버트 처든은 스크루지를 연상하게 하는 구두쇠였다. 처든이 나날이 번창할수록 마을은 점점 가난해졌다.. 처든은 온 나라에서 가장 적은 품삯으로 가장 오랫동안 일꾼들을 부려먹었다. 어느 날 윌리엄 스토우라는 일꾼은 해고를 당하면서 “언젠가 처든 씨와 처든 씨의 식구들에게 제 도움이 필요할 날이 오면, 그땐 저도 두 번 생각하지 않겠어요.”라는 말을 남겼다. 이때 처든은 ‘처든 씨와 처든 씨의 가족’이라는 말이 가슴에 박혔다.
처든은 본마켓 가축 시장에서 제인 플라워를 처음 보았을 때 처음으로 돈벌이가 전혀 안 되는 것을 갖고 싶어졌다. 처든은 1파운드나 더 주고 소를 사겠다는 처든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 이유는 이미 소를 적당한 가격에 팔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날 저녁 처든은 소 ‘부티’를 사서 제인 플라워에게 주었다. 삼 개월 후 제인의 아버지 존 플라워가 세상을 떠나고 처든은 제인과 결혼을 했다. 처든은 제인이 “정말 고마워요!”라고 말하거나 그런 표정을 짓게 하려고 애썼다. 제인은 돈이 안 드는 사소한 것에도 기뻐하였지만, 머릿수건을 사다 주거나 달콤한 과자를 사다 준다거나 했다. 제인은 언제나 남편을 고마운 분이라고 불렀다. 제인은 딸을 낳고 결혼한 지 11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처든은 아기 이름을 엄마 이름을 따서 ‘제인 플라워’라고 지었다. 하지만 ‘꼬마 제인’이라고 불렀다. 처든이 꼬마 제인에게 산딸기를 주었을 때 “고마운 빠빠”라고 했다. 처든은 꼬마 제인에게서 고맙다는 말을 듣기 위해 시장에서 장난감을 사다 주고 들판에도 자주 데리고 나갔다.
어느 날 꼬마 제인은 문간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데리고 왔다 “애가 동전을 잃어버렸대.” “고마운 우리 아빠가 동전을 주실 거야.” 처든은 우는 아이에게 동전을 주었다. 처든은 꼬마 제인이 학교 잔치에서 환호성 지르며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잔치를 열었다. 꼬마 제인은 마을의 어려운 사람들의 어려운 상황을 이야기했고, 처든은 이들을 도왔다. ‘텅 빈 곳간을 채워주고, 비가 새는 지붕’ 고칠 수 있게 했다. 처든이 가난해져 갈수록 차츰 마을 전체가 살기 좋은 곳이 되어갔다. 로버트 처든은 모든 재산을 본마켓의 고아원에 이름을 밝히지 않고 후원을 했다. 하지만 자신은 의사에게 주는 돈이 아까워 병원에 가지 않았다. 처든과 꼬마 제인은 숲 속 오두막에서 1년 정도 함께 살았다. 처든이 세상을 떠났을 때 꼬마 제인의 앞날을 위해 남겨 놓은 돈이 한 푼도 없었다.
마을 사람들은 꼬마 제인을 서로 돌보겠다고 했다. 그 이유는 마을 사람 누구도 처든의 도움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은 일주일씩 돌아가며 돌보기로 했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처든에게 은혜를 입었고, 고마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처든이 꼬마 제인에게 남긴 것은 마을 전체인 것이다.
2. 돈은 무엇이며 어떻게 써야 할까?
로버트 처든은 제인 플라워의 ‘고마운 분’이라는 말을 들으며 행복했다. 그래서 제인에게 그 말을 듣기 위해 노력했다. 나중에는 꼬마 제인 하는 말 ‘고마운 아빠’라는 말을 들으며 행복해했다. 처음에는 꼬마 제인을 기쁘게 해 주려고 다른 사람들을 도왔다. 하지만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사람들과 가까워지면서 점점 행복해진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결국, 제인에게는 한 푼도 남기지 않고 모두 기부를 하였다.
처든이 꼬마 제인에게 한 푼도 남기지 않았다는 장면에서 어쩐지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것은 물질에 대한 나의 마음이 반영된 때문이다. 여전히 구두쇠 노릇을 하면서 엄청난 재산을 쌓아 놓은 상태로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면 꼬마 제인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주변의 어른들은 어린 제인으로부터 그 재산을 빼앗으려 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돈이 없을 때 보다 더 힘든 삶을 살거나 외로운 삶을 살아야 했을 것이다. 처든이 제인에게 돈 대신 마을 사람들을 물려준 것이 현명했다는 생각이다.
‘쓰고 빌려주면 풍성해져 땅 위에 가득 찬다’는 노래가 있다. 돈을 움켜쥐려 하면 사라지고 나누면 풍성해진다는 뜻이다. 어쩜 돈의 속성을 아주 잘 말해 주고 있는 것도 같다. 돈은 도구이다.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고마움’의 대상이기도 하고, 죽음에 이르는 독이 되기도 한다. 칼이 부엌에서는 생명을 살리는 음식을 만드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고마운 농부』 엘리너 파전 한솔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