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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논술

춘향전 ( 주제 와 적층 문학)

by 연채움 2024.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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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은 판소리계 소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루어질 수 없는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 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랑의 사랑의 장애를 극복하고 사랑을 이루는 것으로 대리만족을 주기도 한다.
 
― 목 차 ―
1.「춘향전」의 형성과정
2.  근원 설화
3. 「춘향전」의 주제와 ‘적층 문학’

 
 

1.「춘향전」 형성과정

    민간에서 이야기로 전승되던 설화가 판소리 창자에 의해 판소리로 불리면서 판소리 사설이 성립하였다. 이 사설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정착된 것이 소설 「춘향전」이다. 근원설화 → 판소리(춘향가) → 소설(춘향전) 이런 형성과정을 거친 것을 판소리계 소설이라 한다. 판소리계 소설에는 (심청전), (흥부전), (토끼전), (장끼전), (배비장전), (옹고집전) (숙영낭자전) 등이 있다.

 2. 근원 설화

     「춘향전」의 근원 설화에는 정절을 지킨 여자 이야기인 〈지리산녀 설화〉, 관리가 평민의 여자를 빼앗으려 하는 〈도미설화〉,〈우렁각시 민담〉, 원통하게 죽은 원혼을 달래는〈박색터 설화〉, 암행어사가 권력자의 횡포를 징벌하는 〈박문수 설화〉 등이 있다.
   〈지리산녀 설화〉 지리산녀는 구례 현 여자로 지리산 밑에 살고 있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웠지만, 외모도 아름답고 부도를 잘 닦아 세상에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를 듣게 된 백제왕이 그녀를 취하고자 하였지만, 지리산녀는 끝내 죽음으로써 왕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지리산녀는 왕의 권력에도 굽히지 않고 자신의 절개를 지켰다는 내용이다.
    〈박색터 설화〉 춘향은 관기 월매의 딸로 얼굴이 워낙 못생겨서 나이 삼십이 넘도록 통혼하는 사람조차 없었다. 춘향이 어느 날 빨래를 하다가 이도령을 보게 되었다. 이도령을 본 후로 춘향은 병을 얻어 다 죽게 되었다. 그래서 월매가 꾀를 내어 춘향과 이도령을  하룻밤을 보내게 하였다. 이도령은 한양으로 돌아가고, 춘향은 이도령을 기다리다가 광한루에서 목을 매어 죽었다. 이후 3년 동안 비가 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춘향의 한을 풀어 주기 위해 춘향을 미인으로 만들고 아름다운 여인의 초상화를 그려 사당에 걸고 제사를 지냈더니 비가 왔다. 이후로 해마다 춘향제를 지낸다는 것이다.
    〈도미설화〉는 《삼국사기 열전》에 실려 있다. 도미는 백제 한성 부근의 벽촌 평민이었다. 그는 의리를 알고, 그 아내는 아름답고 행실이 곧아서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았다. 개로왕은 신하를 왕처럼 꾸며 도미의 아내를 시험하였지 도미의 처는 계집종을 자신처럼 꾸며 시중을 들게 하였다. 이 사실을 안 왕은 도미의 눈을 뽑고 배에 태워 보냈다. 그러고는 도미의 처를 입궁시켜 강제로 범하려 하였다. 도미의 처는 도망하여 강가에서 울부짖었더니 조각배가 오기에 타고 천성도에서 남편을 만났다. 이들은 고구려로 들어가 살았다.
   〈우렁각시 민담〉는 전래 동화로 읽어서 많이 알고 있다. 전래동화 「우렁각시와 총각」에서는 지나가던 임금이 우렁각시의 아름다움에 반해 신랑과 내기를 했는데 용왕님의 도움으로 신랑이 승리하고 임금은 바다에 빠져 죽게 된다. 그런데 〈우렁각시 민담〉은 ‘우렁각시가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금기를 어기고 결혼했다가 관리에게 각시를 빼앗기고 비극으로 끝나는 이야기와 이를 극복하고 행복한 이야기가 있다.  어떠한 이야기든 권력을 가진 자가 남편이 있는 여자를 빼앗으려 한다는 것은 같다.

 

2. 「춘향전」의 주제와 ‘적층 문학’

    「춘향전」은 인물의 처지나 갈등 구조에 따라 주제를 다르게 볼 수 있다. 양반의 아들 몽룡과 기생의 딸 춘향의 연애담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신분을 초월한 남녀 간의 사랑’. 암행어사 이몽룡과 부패한 관리 변 사또의 갈등 구조에서 보면 ‘탐관오리의 횡포에 대한 징계’. 퇴기 월매의 딸이라는 신분적 제약에서 벗어나려는 춘향의 입장에서 보면 ‘신분 상승의 의지’. 춘향과 변 사또의 갈등 구조에서 보면 ‘여성의 굳은 지조와 정절’. 또는 ‘불의한 지배 계층에 대한 서민의 항거’ 등이다.
    그러면「춘향전」에 이렇게 많은 주제 담긴 이유가 무엇일까? 이는 오랜 세월에 걸쳐 전해 내려오는 동안 여러 사람이 이 이야기에 관여했기 때문이다. 즉 한 사람의 작가가 쓴 창작 소설이 아니기 때문이다. 입으로 전해오던 많은 설화와 설화가 서로 결합하여 판소리가 되고 판소리 사설이 되었다.  판소리로 불리는 동안에도 광대는 관객과 호흡하면서 내용을 더하기도 하고 빼기도 하였다. 관객이  양반이면 양반의 흥미에 맞추어서, 서민이면 서민의 흥미에 맞게 내용이 변화를 주었던 것이다. 이를 ‘적층 문학’이라고 한다.
    판소리는 전체가 아니라 특정 장면을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광대는 관객의 흥을 돋울 만한 장면을 집중적으로 부른다. 이로 인해 ‘장면의 극대화’ ‘부분의 독자성’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판소리계 소설은 한 작품 안에서도 서로 모순되는 경우가 있는데, 「춘향전」에서도 이런 것들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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