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은 어떤 사물을 의인화하여 기록한 전기 형식의 글이다. 가전은 고려 후기에 등장하였다. 「나라를 망친 공방」은 가전 임춘의 「공방전」을 원작으로 하는 소설이다.
―목차―
1. 가전이란?
2. 임춘의「공방전」
3. 「나라를 망친 공방」
1. 가전이란?
가전은 어떤 사물을 역사적 인물인 것처럼 의인화하였다. 내용은 그 가계와 생애, 성품 등을 기록하였다. 형식은 전기 형식이다. 구성은 첫째 주인공의 신분과 가계 내력을 서술한다. 둘째 주인공의 성품과 행적을 서술한다. 셋째 작자 자신이 쓴 인물에 대하여 평가를 하는 세 단계이다.
가전은 사물 자체의 속성과 고사를 통해 작품 외적 세계를 작품 안으로 끌어들인다. 요소들은 사람의 일생을 서술하는 전의 형식으로 구성하였다. 사람의 일생을 통해서 사물의 속성을 생동감 있게 드러낸다. 또한, 사물의 쓰임새를 비유로 사람의 운명을 문제 삼기도 하는 이중의 표현을 개척하고 있다. 그래서 잘못된 세상을 비판하고 풍자하면서 사람이 살아가는 바른길을 찾으려 하고 있다.
가전은 결말 부분에 서술자 개입이 드러나는 특징이 있다. 결말 부분에서 작품의 주제를 집약적으로 드러내며, 또, 객관적 논평을 통해 허구성을 극복하는 역할을 한다. 관념론적 나열과 사물의 속성을 벗어나지 못한 점 등으로 소설로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니까 창의성과 허구성을 가미하여 소설 문학에 한 단계 접근하였다고 할 수 있다. 가전은 설화와 소설의 교량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임춘의 「공방전」
공방의 자는 관지(貫之)이다. 그 조상은 일찍이 수양산에 숨어 굴혈(窟穴) 속에서 살아, 아직 나와서 세상에 쓰인 적이 없었다.
그는 처음 황제 시절에 조금 쓰였으나 워낙 성질이 굳세어 세상일에는 그다지 세련되지 못했다.
어느 날 황제가 상공을 불러 그를 보였다. 상공은 한참 들여다 보고 나서 말한다.
“이는 산야의 성질을 가져서 쓸만한 것이 못됩니다. 그러하오나 폐하께오서 만일 만물을 조화하는 풀무나 망치를 써서 그때를 긁어 빛이 나게 한다면 그 본래의 바탕이 차차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원래 왕자란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쓸모 있는 그릇이 되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원컨대 폐하께서는 이 사람은 저 완고한 구리쇠와 한 가지로 내버리지 마시옵소서.”
그 뒤에 일시 난리를 피하여 강가에 있는 숯 굽는 거리로 옮겨가서 집안을 이루었다. 그의 아버지 천은 주나라의 대제로서 나라의 세금에 관한 일을 맡아 처리하고 있었다. (출전: 동문선)
「공방전」은 엽전(돈)을 의인화하여 ‘돈의 폐해’를 비판하려 한 가전체 소설이다. 주인공인 ‘공방’의 둥근 모양에서 ‘공(孔)’이라 하고, 구멍의 모난 모양에서 ‘방(方)’이라 하였다. 공방은 욕심이 많고 염치가 없는 부정적 성격의 소요자로 백성으로 하여 오직 이익을 좇는 일에만 종사하게 만든다. 작가는 「공방전」을 통하여서 돈의 내력과 흥망성쇠를 보여줌으로써 사회상을 풍자하고 있다. 또한, 세상일을 경계하는 효과를 나타내려 하고 있다.
3. 「나라를 망친 공방」
‘공방은 우선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높은 이자를 붙여 나랏돈을 빌려주었습니다.’ 공방을 통해 나랏돈을 빌려다 쓴 사람들은 원금보다 높은 이자로 인해 돈을 갚을 때마다 곤욕을 치러야 했다. 만약 제날짜에 돈을 갚지 못하면 공방은 그 사람의 집이며 논이며 밭까지 몽땅 빼앗아 갔다. 공방은 나라의 돈을 이용하여 고리대금업을 한 것이다.
공방은 나라 곳곳에 커다란 점포를 차렸습니다.
그리고 모든 물건을 싸게 팔았습니다.
사람들은 한 푼이라도 더 싸게 파는 곳으로 몰려들었습니다.
공방의 점포에만 사람들이 몰려 주위의 다른 점포들은 문을 닫아야 했다. 개인이 운영하는 점포는 규모나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개인이 국가와 경쟁하는 일은 가능하지가 않다. 국가는 세금으로 거두어들인 돈으로 물건을 대량으로 사기 때문에 원가가 거의 들지 않는다. 또한, 대량 살 경우에도 더 싸게 물건을 살 수 있거나 만들 수가 있다. 국가가 해야 하는 일 중의 하나가 공정한 경쟁을 통해 국민이 잘살게 도와주는 일이다. 그러나 공방은 나랏일을 하면서 백성의 살림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임금의 돈을 불려 주고 높은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만 하고 있다.
‘공방’의 행동은 시장 경제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나라는 자유시장 경제를 추구하고 있다. 국가는 구성원들이 공정한 경쟁과 자유로운 생활을 위해 노력한다. 그렇지만 공정한 경쟁이라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국가가 어느 정도로 개입해야 시장질서가 유지되고 발전할 것인지는 항상 고민일 것이다. 국가의 역할을 시장질서가 유지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과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국가가 경제질서에 개입을 한다 하더라도 공방처럼 해서는 안 된다. 권력을 가진 자가 힘을 이용해서 자신의 사익을 추구한다면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공방의 행동은 잠시 잠깐은 나라의 곳간을 채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다른 점포들이 모두 문을 닫아 버리면 세금을 내는 사람들도 사라진다. 세금내는 사람이 사라지고 모두가 가난해 지면 나라 곳간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단 말인가!
「나라를 망친 공방」 글 돋움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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