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은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레고르도 자신이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정말 그레고르는 사라져야 할 존재인 걸까요?
논제: 자신이 사라져야 한다는 그레고르의 생각에 동의하는지 자신의 의견을 써 보자.
‘자아, 이제는 어쩔 셈인가?’
그레고르는 스스로에게 물으며, 어둠 속에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는 애정과 연민을 갖고 가족들의 일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자신이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은 누이동생 보다고 그 자신이 훨씬 더 절실한 것이었다.
―목 차―
1. 그레고르의 삶
2. 가치 있는 삶의 기준
3. 그레고르의 삶은 가치 있다.
1. 그레고르의 삶
그레고르의 삶은 벌레로 변신하기 전과 후로 나뉜다. 벌레로 변신하기 전 그레고르는 외판원으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
당시 그레고르는 가족들을 완전한 절망적으로 몰아넣은 그 사업상의 불행을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가족들의 머릿속에서 지워 버리는 데 힘을 기울이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그레고르는 남보다 열심히 일했으며, 하룻밤 사이에 미미한 일개 점원에서 외판원으로 뛰어오를 수 있었다. 물론 외판원이 되고부터는 돈을 버는 여러 가지 방법을 알게 되었으며, 일의 결과는 당장 수수료나 현금의 형태로 바뀌었다. 그래서 이 돈을 집으로 가져와 가족들이 놀라게 테이블 위에 펼쳐 보일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 무렵은 정말 신났었다.
그레고르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인한 불행을 빨리 털어 내려고 열심히 일했다. 그 결과 놀랄 만큼 많은 돈을 벌 수가 있었고, 가족들은 그런 그레고르에게 고마워했다.. 그레고르 또한 기뻐했다. 그레고르가 기뻐한 이유는 가족들을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차츰 가족들은 그레고르가 벌어온 돈으로 생활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레고르도 점점 지쳐갔다.
“아! 나는 왜 이렇게 힘든 직업을 택했을까? 본점에서 일하면 얼마나 편할까? 그냥 가만히 앉아서 일만 하면 될 텐데. 나는 매일 기차를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피곤하고, 기차를 놓칠까 봐 걱정하고, 제때 밥도 못 먹고, 게다가 밥맛도 없고, 만나는 사람이 자주 바뀌니 서로를 잘 몰라 진실하게 나날 수도 없고…….”
……(중간 생략)
“ 다른 영업 사원들은 나처럼 일찍 일어나는 일은 없는데. 내가 주문받은 것을 적으려고 오전에 여관에 들어가면 그때서야 아침을 먹고 있지. 우리 사장 같으면 그랬다간 당장에 쫓겨나지. 아! 그런데 나는 차라리 그렇게 해서라도 쫓겨나면 좋겠어. 부모님만 아니면 벌써 그만두었을 텐디. ……”
그레고르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서 부모님이 진 빚까지 갚고 있었다. 부모님이 진 빚을 다 갚으면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희망이 있었다. 그레고르는 자신의 만족감이 아닌 타인을 위해 희생을 한 것이다. 가족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도 신나고 일에서 오는 만족도도 높았다. 그렇지만 자신의 성취감이 아닌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한 삶은 그를 벌레고 변신하게 한 것이다.
그레고르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벌레로 변한 자신을 발견하였다. 벌레가 된 자신을 보면서 출근하지 못하면 가족들의 생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족을 먼저 걱정하였다. 그렇지만 그레고르의 염려와는 달라 가족들은 자신들의 삶을 잘 꾸려나갔다.
아버지는 5년 전에 사업이 망했을 때 건져 낸 작은 금고를 열고 증서와 장부를 꺼냈다. 복잡한 자물쇠를 열고 거기서 필요한 것을 꺼내고 다시 잠그는 소리를 들었다. 아버지의 이런 설명은 그레고르가 감금 생활을 한 이후로 들은 가장 기쁜 소식이었다. 사업이 망한 후로 아버지는 완전한 거지인 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우리가 거지인지 아닌지를 말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레고르는 그때 절망에 빠져 있는 식구들에게 기쁨을 주려고 열심히 일했다.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신한 후 가족들을 책임지기 위해 취직을 하였다. 어머니도 바느질을 하고 누이동생도 점원으로 일을 했다. 그레고르는 가족들에게 점점 천덕꾸러기가 되어갔다. 그레고르의 방은 쓸모없는 물건이 쌓이는 창고가 되었다.
“그 방법밖에는 없어요. 저것이 오빠라는 생각은 버리셔야 해요. 우리가 지금까지 그렇게 믿어 온 것이 사실은 우리들 자신의 불행이었어요. 어떻게 저것이 그레고르란 말인가요? 만인 저것이 정말 그레고르였다면, 인간이 자기와 같은 짐승과는 함께 살 수 없다는 것쯤은 벌써 알아차리고 틀림없이 스스로 나가버렸을 거예요.. ……”
……(중간 생략)
‘아, 이제 어쩌지?’
그레고르는 어둠 속에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음을 직감했다. 그것은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오히려 지름까지 이렇게 가느다란 다리를 기어 다닐 수 있었다는 게 신기할 뿐이었다. 쾌감도 느껴졌다. 지금 그는 온몸이 아팠다. 하지만 이제 서서히 아픔이 가라앉고 완전히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가족들을 생각해 보았다. 끊임없는 애정과 동정심이 일었다. 자신이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은 누이동생보다 그레고르가 더 간절했다.
다음 날 그레고는 죽어있었다. 그레고르가 죽은 이후 가족들은 결근계를 내고 하루 쉬기로 한다. 가족들은 교외로 산책을 나갔다. ‘그들 세 사람은 오붓하게 앉아서 장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들 사이에는 희망만 가득해 보였다.’
2. 가치 있는 삶의 기준
인간의 삶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인간은 출생과 함께 삶이 시작되고 인간 삶 자체가 존중받아야 하는 소중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만으로 가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르다. 사회에서 맡은 자신의 역할과 경제적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맡은 역할을 잘 해내고, 그에 맞는 경제적 보상을 받을 때 기쁨을 느낀다. 또 다른 누군가는 타인의 인정을 받는 삶을 가치 있게 여기기도 한다. 자신의 역할을 잘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그것을 타인에게 인정받았을 때 더 큰 기쁨을 느낀다. 이들은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맺는 것도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람에게 가치 있는 삶이란 타인과의 관계에서 만족하는 것이다. 「옥상의 민들레꽃」에서 주인공은 엄마의 통화를 들으며 죽음을 생각했다. 어린 주인공은 가장 사랑하는 엄마에게 부정당함으로써 삶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러다가 옥상의 틈바구니에 피어있는 민들레꽃을 보면서 민들레꽃의 강한 생명력을 느끼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만족감이다. 스스로 좋아하는 개인의 가치를 추구할 때 사회적 역할과 타인과의 관계도 가치 있어지는 것이다
3. 그레고르의 삶은 가치 있다.
그레고르는 왜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은 누이동생 보다고 그 자신이 훨씬 더 절실하다고 했을까?
벌레로 변신하기 전 그레고르는 누구보다 열심히 가족을 위해 일했다. 가족의 안정된 생활과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만족하였다. 회사에서도 외판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다만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고마워하지 않는 가족들로 인해 지쳐갔다. 벌레로 변한 상황에서도 가족들을 염려했다. 누이동생의 바이올린 소리를 듣고 거실로 나간 것은 가족들과 함께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그레고르는 이 모든 것들을 가족에게 말하지 않았을까? 그레고르가 가족들에게 힘들다 도와 달라고 말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벌레로 변신한 후 그레고르는 마지막까지 누이동생과의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자 한다. 그레고르는 마지막까지 해변에서의 즐거웠던 추억이 담긴 액자를 빼앗기지 않으려 했다. 그 액자는 그레로르가 벌레로라도 존재하게 하는 이유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누이동생이 연주하는 바이올린 소리를 듣기 위해 밖으로 나갔을 때 가족들이 그레고르를 이해하고 받아줬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외양이 벌레로 변하기 전에도 그레고르는 가족들에게 이미 벌레나 다름없었던 것은 아닐까? 그레고르는 가족과 있으면서도 소외감과 외로움으로 시들어 갔다. 그레고르가 존재의 가치를 자신이 아닌 가족에게서 찾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레고르가 가족들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았더라면 죽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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