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받은 꽃신에 익숙해진 원숭이가 오소리의 노예로 전락하는 과정을 통해서 경제의 기본을 다시 생각해 본다. 공짜와 선물 그 차이는 무엇일까?
1. 「원숭이 꽃신」 줄거리
원숭이가 사는 골에는 먹을 것이 많았다. 여름이면 머루, 다래에 으름까지 가을에 잣이 영글면 먹을 것이 더욱 많았다. 어느 날 오소리가 선물을 들고 원숭이를 찾아왔다. 오소리가 준비한 선물은 꽃신이었다. 오소리는 원숭이 발에 꽃신을 끼우고 칭찬과 아양을 떨었다. 원숭이는 처음 신어보는 꽃신이지만 오소리의 칭찬에 우쭐해졌다. 원숭이는 처음에는 발이 좀 찝찝했지만, 돌밭을 달릴 때나 개울을 건너뛸 때면 발바닥이 아프지 않고 편리했다.
가을이 다 가고 신발이 떨어졌을 즈음해서 오소리는 새 신을 가지고 왔다. 원숭이가 잣 열 개를 주었으나 오소리는 받지 않았다. 원숭이는 새 꽃신을 신고 겨울을 지내니 여간 편리하지 않았다. 원숭이는 ‘나를 도와주는 고마운 오소리의 은혜를 무엇으로 같을까?’ 잣을 까먹으며 오소리를 생각했다. 봄이 돌아와 두 번째 꽃신도 바닥 창이 다 떨어지게 되었다.
원숭이는 개울을 건너뛰다가 하도 아파서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 사이 꽃신을 신어서 발바닥의 굳은살이 다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아이구 아이구, 이거 큰일 났구나. 이젠 꽃신을 안 신고는 걸을 수가 없구나.”
원숭이는 꽃신을 사러 오소리를 찾아갔다. 오소리는 원숭이를 대하는 태도가 거만스럽게 달라져 있었다. 원숭이는 잣 다섯 개를 주고 꽃신을 사서 신었다. 여름이 올 무렵 원숭이 꽃신은 다 낡았다. 오소리는 잣 열 개를 달라고 하였다. 원숭이는 아직도 값이 헐하다고 생각했다. 원숭이의 발바닥은 더욱 보드랍고 약해졌다. 이제는 잠시도 신을 벗을 수가 없게 되었다.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할 무렵 꽃신이 낡아서 손수 칡덩굴 껍질로 꽃신을 삼아보려고 하였다. 그렇지만 할 수가 없었다. 오소리에게 꽃신 삼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였지만 가르쳐 주지 않았다. 오소리는 잣 스무 개를 달라고 하였다.
“오소리 영감 어째 자꾸 비싸집니까?”
“허, 비싸면 맨발로 다니면 될 게 아니오.”
오소리는 귀찮다는 듯이 눈을 감고 낮잠을 청했습니다.
원숭이는 겨울이 닥칠 무렵 또 신을 사야 했다.
“이건 겨울 신이니 더 비싸집니다.
잣 백 개만 주시오.”
“……”
원숭이는 말문이 막히고 분한 마음이 칵 치밀었습니다.
원숭이는 잣 백 개를 주고 신을 사야 했다. 원숭이는 겨울 동안 신을 만들려 했지만 만들 수가 없었다. 원숭이는 신을 새로 사야 했지만, 잣이 하나도 없었다. 오소리는 가을에 받기로 하고 네 켤레를 줄 테니 가을에 잣 오백 개를 달라고 하였다. 원숭이는 기가 막혔다. 잣을 다 거두어도 잣 오백 개가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렇게 합시다. 잣은 삼백 개만 주시고, 그 대신 원숭이 나리께서 날마다 우 집 청소를 하고, 내가 이 개울을 건널 때는 업어 주셔야 합니다.”
“내가 종이 되라는 것이군요.”
“천만에, 종이라는 말이 어디 있습니까. 서로 맡은 일을 다하는 것이지요.”
원숭이는 바삭바삭 꽃신을 신고 오소리를 업고 개울을 건넌다. 개울물에 비친 제 꼴을 보고 명치끝이 아리다고 느꼈다. 원숭이는 오소리를 업고 걸으면서 ‘내 손으로, 내 손으로……’라고 속으로 다짐을 했다.
2.생각해 볼까요?
·오소리는 왜 잣을 받지 않고 꽃신을 주었을까요?
·오소리는 처음과는 달리 왜 잣 백 개를 달라고 하였을까요?
·원숭이는 개울물에 비친 제 꼴을 보고 명치끝이 아리고 아팠을까요?
3. 원숭이는 종의 신세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원숭이가 오소리의 노예가 된 원인은 무엇일까? 원숭이 신이 없이 잘 생활했다. 꽃신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원숭이에게 있어 꽃신은 쓸모없는 것이었다. 굳 돈을 주고 살 이유는 없었다. 공짜가 아니었으면 신지 않았을 것이다. 공짜로 받은 것이 익숙해지고, 꽃신 없이는 생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꽃신 없이 생활할 수 없게 된 원숭이는 오소리의 요구를 어떠한 것이든 들어주어야 하는 노예 신세가 되었다. 그렇다면 원숭이가 오소리의 노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마도 어려울 것이다. 곧 자신이 노예 신세라는 살조차 망각하게 될 테니까! 자유롭게 원숭이 골에서 생활하던 기억은 꿈속같이 희미해질 테니까!
공짜라는 마법에 빠지면 노예가 되는 줄도 모르고 노예가 될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준다. 플라톤 2학년 교재에 실렸던 책인데 요즘 세태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원숭이 꽃 신」 정휘창 한솔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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