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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논술

보리 방구 조수택

by 연채움 2024.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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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 방구 조수택」은 동화 작가 유은실(1974~)의 단편 소설이다. 「보리 방구 조수택」는 어른이 된 ‘나’가 유년 시절을 회상하면서 성장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고민을 표현한 성장 소설이다. 서술자 ‘나’는 유연 시절을 성찰하고, 초등학교 시절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성과 친구에게 느끼는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보리 방구 조수택」의 서술자 시점은 작품 속에 서술자가 등장하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나' 대상이 되는 친구 조수택과의 사건을 서술하고 있다. 시대적 배경을 1970년대이고, 공간적 배경은 초등학교 교실이다. '나'와 조수택은 초등학교 5학년이다.

 
  칠판 앞에는 우리 반 남자아이들이 다 나와 있었어. 하나같이 멋쩍은 표정이었지. 지나가는 사람이 보았다면 아마 단체로 벌서는 줄 알았을 거야.
“이번에 정하면 겨울 방학까지 앉는 거다. 시작.”
선생님은 마치 달리기 출발 신호를 하는 것처럼 손을 쭉 뻗으며 말씀하셨어. 나는 이게 몇 번째 짝 바꾸긴지 마음속으로 세고 있었지. (생략)
 

  ‘칠판 앞에’는 공간이 교실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나는 이게 몇 번째 짝 바꾸긴지 마음속으로 세고 있었지’를 통해서 서술자가 중심인물이며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사건의 발단은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 자리로 가서 앉게 하는 방법으로 자리를 바꾸기 하면서 시작된다. ‘나’는 키가 작아서 첫 줄에 있었다. 남자 아이들은 마음에 드는 친구 옆에 앉는 것이 쑥스러워서 쭈뼛거렸다. ‘나’는 맨 앞줄에 앉아 있기 때문에, 아무도 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때 앞으로 나온 아이가 이야기의 주요 등장인물이 되는 수택이었다. 여자들은 모두 바짝 긴장한 얼굴이었다. 아무도 수택이 하고는 짝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모두 수택이를 좋아하지 않은 것이다.

 
  수택이는 석간신문을 배달하는 아이였어. 머리는 자주 감지 않아서 기름이 흐르는 데다가 비듬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어. 손톱 밑은 새카맣고, 잠바 소맷부리는 때가 절어 번질대고 몸에서는 꼭 시궁창 냄새 같은 게 났어. 게다가 하루에 몇 번씩 방귀를 뀌는데 냄새가 아주 지독했어. (생략)
 

  수택이에 대한 특징 묘사를 통해 수택이가 ‘가난하고 어려운 형편’의 아이라는 것과 그로 인해 아이들이 싫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우리 반에서 제일 도수가 높은 안경을 쓴’ 아이이고, 수택이는 ‘나’의 옆에 앉았다. ‘나’는 ‘그만 숨이 멎어 버리는 것 같았다.’ 그 이유는 ‘나’는 수택이와 짝을 하기 싫기 때문이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는 것으로 ‘나’의 심리를 짐작할 수 있다. ‘나’는 수택이와 짝이 된 것이 부끄럽고, 당황스러웠다. ‘나’는 수택이 냄새보다 아이들이 킥킥대는 소리가 더 참기 힘들었다. 수택이는 아이들이 싫어하는 것을 알고는 번번이 선생님에게 짝을 바꾸어 달라고 말하고 맨 뒷자리로 가서 앉았다.
  ‘나’는 짝을 바꾸어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수택이의 냄새를 견뎌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 이유는 ‘착한 어린이 상’을 받은 ‘나’가 짝을 바꾸어 달라고 하면 ‘나’를 좋지 않게 볼 것만 같기 때문이다. 수택이의 별명은 보리 방구이다. 수택이는 쌀보다 보리가 더 많이 들어간 거뭇거뭇한 보리밥만 먹었다. 방구를 뀌면 냄새가 지독했다. 이것이 수택이가 보리 방구라는 별명을 갖게 된 이유이다.
  수택이는 반에서 보온 도시락이 없는 친구였고, 차갑게 식은 양은 도시락에 풀풀 날리는 보리밥에 반찬은 고춧가루가 군데군데 묻은 허연 깍두기 한 가지뿐이었다. 다른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서 밥을 먹을 때 수택이는 혼자만 밥을 먹었다. 수택이는 가난하고 외로운 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수택이는 보리밥이랑 허연 깍두기 반찬이 부끄러웠던 모양이야. 늘 뚜껑으로 도시락 한쪽을 비스듬히 가리고 밥을 먹었지. 어깨를 움츠리고 왼팔로는 도시락이랑 깍두기 통을 가리면서 말이야.(생략)
 

  혼자서 밥을 먹는 수택이는 움츠러들어 있다. ‘나는 수택이 냄새가 조금 익숙해져 있을 무렵’ ‘나’가 수택이와 짝이 된 수 시간이 흘렀을 때 선생님은 도시락을 자리에서 먹으라고 하였다. 그 이유는 돌아다니면 먼지가 난다는 것이었지만, 선생님의 의도는 혼자서 밥을 먹는 수택이가 안타까워서 배려한 것이라는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하는 수없이 수택이랑 밥을 먹게 되었다. 몰래 훔쳐 먹는 아이처럼 허연 깍두기를 제대로 씹지도 못하고 삼키는 수택이에게 ‘나’는 깍두기를 얹어 주었다. 아마도 수택이가 안타까워서 연민과 배려의 감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젓가락으로 얼른 옮겨 놓고 고개를 푹 수그렸다. 다른 친구들이 볼까 봐 두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수택이는 ‘나’의 배려에 대한 보답으로 어린이 신문을 한 부씩 주기 시작했다.

 
  수택이는 어린이 신문을 한 부씩 갖다 주기 시작했어. 나는 차마 신문을 거절할 수가 없더라. 건네주는 손에 거무죽죽한 자줏빛이 돌았거든. 손등에는 여기저기 튼 자국이 있었고. 추운 날씨에 배달을 하느라고 동상에 걸렸던 모양이야. 나는 신문을 받아서 가방에 넣었어. 친구들이 알아챌까 봐 빨리 넣느라고 신문이 구겨져 버리곤 했지.(생략)
 

  ‘깍두기’는 ‘나’와 수택이가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수택이가 ‘나’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어린이 신문’으로 고마움을 표현한다. 그런데 이는 ‘나’와 수택이가 사귄다는 소문이 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나’와 수택이가 갈등하게 되는 소재이기도 하다.

 
“야, 너 보리 방구랑 사귀냐? 너는 반찬 주고, 걔는 신문 주고 그런다며?”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어. 다른 반 친구들도 곧 알게 되었지.
화장실 문에는 ‘구윤희 ♡ 보리 방구’라는 낙서까지 생겼어. 꼭 내 몸에서 시궁창 냄새가 나는 것만 같았어. (생략)
 

  ‘나’는 그 소문이 ‘몸에서 시궁창 냄새가 나’는 것 같을 만큼 싫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깍두기를 나눠 먹지 않았고, 신문도 수택이 서랍에 도로 넣었다. ‘나’는 수택이와의 소문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한 행동이다. 그러나 수택이는 계속해서 하루도 빠짐없이 내 책상 서랍 속에 신문을 넣어 두었다.

 
  “다시는 나한테 신문 주지마!”
  나는 수택이 얼굴에 대고 단단히 으름장을 놓았지.
  그렇게 으름장을 놓은 다음 날이었어. 그날은 아침 일찍부터 놀림을 받았어. 학교 오는 길에 옆 반 애들이 뒤에서 수군거리는 거야.
  “쟤가 보리 방구랑 사귀는 애야?”(생략)
 

  ‘그날’이라는 것은 사건이 발생한 날을 의미한다. 소문으로 잔뜩 속이 상해 교실에 들어왔을 때 아이들은 수택이가 앉아 있는데도 신문을 펼 쳐서 읽다가 ‘나’가 들어가니까 후닥닥 접어서 넣었다. 아이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무례하게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가만히 서서 수택이 어깨를 보았어. 어깨솔기가 터진 스웨터 틈으로 누렇게 바랜 내복이 보였지. 수택이는 어깨를 떨고 있었어. 누런 내복도 낡고 터진 스웨터도 함께 떨렸지. 그리고 내 어깨도.(생략)
 

  수택이가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수택이에게 ‘신문’은 ‘나’에게만 주는 고마움의 표시인 것이다. 그런 것을 아이들이 보고 놀림거리로 삼고 있다. 나 또한 아이들의 무례한 행동에 수치심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

 
  나는 서랍에서 신문을 꺼냈어. 신문을 들고 뒤로 돌아섰지. 나는 난로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고, 아이들 시선은 나한테로 모아졌어. 나는 난로 뚜껑을 열었어. 난로 속에는 석탄이 빨갛게 달구어져 있었지. 나는 두 손으로 있는 힘껏 신문을 구겨서 공처럼 만들었어. 그러고는 아이들 보란 듯이 신문을 난로 속에 던져 버렸단다. (생략)
 

  이 사건 이후 ‘나’는 수택이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했다. ‘나’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수택이에게 미안했을 것이다. 곧 겨울 방학이 되었고, 수택이는 겨울 방학 때 시골 친척 집으로 이사를 가버렸기 때문에 ‘나’는 수택이에게 사과할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른 지금’ 어른이 되어서도 구겨진 신문을 보면 수택이를 생각한다. 어른이 된 ‘나’는 수택이가 상처를 잊고 잘 살아가길 소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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