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춘기야」는 김옥 동화 작가의 단편 소설이다. 춘기는 이름이 아니라 ‘사춘기’에서 온 말이다. 엄마가 사춘기 딸을 부를 때 이름 대신 춘기라고 부르는 것이다. 「야, 춘기야」는 엄마와 사춘기 소녀의 갈등을 통해 사춘기 소녀의 내면적 성장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등장인물은 ‘나’(예린)는 중학교 입학을 앞둔 6학년이다. 공부보다는 외모를 가꾸는 일에 더 관심이 많고,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도 엄마가 피자를 시켜 주는 것보다 엄마의 손으로 끓여 준 김치찌개를 먹고 싶어 한다. 그 말은 엄마의 관심과 보호를 받고 싶다는 말이기도 할 것이다. 외할머니를 통해 엄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고, 엄마도 ‘누군가의 딸이구나’하는 깨달음과 함께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
엄마는 은행원으로 일하면서 영어학원에 다니고, 운동하는 등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다. 딸을 사랑하지만, 사춘기 딸을 이해하기보다는 자신의 방법을 강요함으로써 갈등하게 된다.
할머니는 머리 염색을 한 손녀를 나무라지 않고 이해하는 너그러움을 보여 준다. 딸과 손녀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고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술자 시점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나’ 예린이가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주변 인물 엄마와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과 내면의 갈등을 서술하고 있다. 시대적 배경은 현대이고, 공간적 배경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는 않지만, 대한민국의 어느 도시일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춘기야, 야, 춘기야.”
꿈결처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방에 있는 거 다 아니까 문 열어. 아직 초저녁이야.”
하지만 껌처럼 들러붙는 잠을 떨쳐 내기란 정말 힘들다. 다시 경계선을 넘어 잠의 세계로 달아나려는 순간, 책생 위에 있던 내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벌떡 일어나 전화를 받았다.(생략)
‘나’는 어쩔 수 없이 문을 열고, 엄마는 엄마의 허리띠를 가져갔는지를 물었다. ‘나’는 엄마에게 짜증을 내며 이불을 확 뒤집어써 버렸다. ‘나’는 짜증이 나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며 갈등하고 있다. 엄마는 영어학원 가서 공부하고 운동하고 올 테니까 저녁으로 피자를 시켜 먹으라고 한다. ‘나’는 엄마에게 낮에 스파게티를 먹어서 김치찌개가 먹고 싶다고 한다. 엄마와 함께 따뜻한 김치찌개에 저녁을 먹고 싶어 하는 것이다. ‘나’는 엄마에 대한 서운함과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다. 엄마는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하고는 나갔다.
‘나’는 친구 윤선이를 불러 머리 염색을 하고 커피를 마시고 손톱 발톱에 매니큐어를 발랐다. 거울을 보았을 때 거울 속에는 갈색 머리를 한 낯선 두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오후에 엄마가 여느 때보다 훨씬 일찍 집에 들어왔다. 엄마를 맞이할 마음 준비가 끝나기도 전에 와 버려서 나도 놀랐지만, 엄마도 내 모습에 어지간히 놀랐나 보다.
한참을 입을 벌린 채 바라보더니 비명처럼 소리를 질렀다.
“머리 꼴이 그게 뭐야? 누가 우리 딸 머리를 그렇게 만들어 버렸어? 누구야 누구?”
“아니야, 엄마, 내가 집에서 했어.”(생략)
엄마는 화가 나서 핸드폰을 압수해 버렸다. 휴대전화를 빼앗긴 ‘나’는 화가 나고 억울하다.
‘나’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엄마도 화장하고 파마도 하잖아.”
“나하고 너하고 같아? 나는 어른이고 너는 학생이잖아.”
“그럼 엄마처럼 바쁘다는 핑계로 딸 밥도 잘 안 챙겨 주는 거는 엄마 노릇 잘하는 거야?”(생략)
‘나’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보고 잔소리하는 엄마에게 반항적으로 대들고 있다. ‘나’와 엄마의 갈등은 위기이다. 엄마는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라고 말하지만 ‘나’는 “누군 누구야. 엄마가 좋아서 엄마 인생 사는 거지.”라고 대꾸를 한다. ‘나’는 문을 잠그고 방에 들어가서도 밖에 나가는 엄마의 소리를 듣고 엄마가 염색약을 사러 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면서도, 거울 속에 비치는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자신의 모습이 낯설다.
엄마는 외할머니와 함께 돌아왔다. 할머니는 머리를 염색한 나의 모습을 보고 “생각보다 잘 들였네. 우리 예린이가 영리하고 손재주가 좋아.”라고 칭찬을 해주신다. 외할머니는 ‘나’의 마음을 이해해 주고 ‘나’를 감싸 주시는 것이다.
“놔둬라. 너도 중학교 때 연탄집게 달궈서 머리 파마한다고 태워 먹고 온통 난리 친 적 있잖아? 벌써 잊어버렸나?”(생략)
“힝, 저 클 때는 안 그랬나? 그때 남학생들이랑 빵집으로 들판으로 극장으로 얼마나 쏘다니던지 내가 학교도 한번 불려 가고 진짜 속 썩었는데 그건 까맣게 잊었는가 보다.”(생략)
어릴 때 공부만 했다던 엄마가 사실은 자신처럼 멋을 부리고 노는 것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는 도리어 화가 풀리고 웃음이 났다. 그 이유는 엄마도 자신과 비슷한 어린 시절을 보냈구나 하는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할머니가 끓여 주신 오리탕을 먹으며 할머니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엄마를 보면서 ‘우리 엄마도 누군가의 딸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
닷새째 되는 날 할머니가 내려가셨다. ‘나’와 엄마는 할머니를 지하철역까지 바래다 드리고, 돌아오다가 공원에 갔다. 엄마는 자전거를 타고 나는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면서, 서로에게 수줍은 사과를 하며 화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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