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상대방을 배려해서 하는 행동이 모두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건 아니에요. 진정한 배려는 상대방과 좋은 관계를 맺게 해 주지요. 하지만 상대방이 원치 않는 배려는 상대방과의 관계를 망치기도 합니다. 진정한 배려란 무엇일까요?
1. 작가 소개
오헨리의 본명은 윌리엄 시드니 포터, 1862년 9월 11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즈버러에서 태어나 1910년 6월 5일 향년 47세로 사망하였다 작품으로는 「마지막 잎새」, 「떡갈나무공주」, 「크리스마스 선물」「서부의 마음」 등 300편에 가까운 작품을 발표했다. 그래서 오헨리는 단편 소설의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도 한다. 그는 「배비지와 왕」을 제외하고는 모두 단편 소설이다. 오헨리의 작품 속에는 인간의 내면의 순수함과 따뜻함, 웃음과 슬픔을 담고 있어 깊은 감동을 준다.
2. 「마녀의 빵」 줄거리
미첨은 길모퉁이에서 조그마한 빵가게를 운영하고,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마흔 살의 여자이다. 그의 성격은 인간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미첨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빵 가게에 오는 예의 바른 블럼버거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미첨은 그가 손가락에 빨간색과 고동색 얼룩이 묻어 있는 것으로 보아 가난한 화가 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블럼버거가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매번 딱딱한 빵을 사가기 때문이다. 블럼버거가 가게에 자주 오면서 이야기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미첨은 그의 직업이 화가인지 확인하기 위해 경매에서 산 그림을 걸어 놓았다. 블럼버거가 원근법까지 자세히 설명하는 것으로 보아 그가 화가임을 확신하다. 미첨은 언제부터인가 물방울무늬의 실크 블라우스를 입고 나갔다. 얼굴이 예뻐진다는 혼합물을 만들어 바르기도 한다.
미첨은 블럼버거가 점점 말라가는 것을 보고 그가 사가는 빵 속에 버터를 몰래 넣어서 주었다. 그러고는 블럼버거가 ‘버터를 넣어준 손을 생각’할 거라는 생각으로 얼굴이 상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블럼버거는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와 “이 바보야!” 하며 알아듣지 못할 독일 말로 화를 냈다. 그가 화를 낸 이유는 공모전에 낼 설계도를 버터로 인해 망쳐버렸기 때문이었다. 미첨이 넣어준 버터로 인해 블럼버거의 오랜 수고는 물거품이 된 것이다.
3. 배려인가. 참견인가?
배려가 때로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미첨은 블럼버거가 매번 딱딱한 빵을 사가는 것과 말라 가는 것을 보고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래서 몰래 블럼버거가 사가는 딱딱한 빵 속에 버터를 넣어 주었다. 그 결과 블럼버거는 요란한 기세로 가게에 쳐들어와 “이 바보야!”하고 욕을 했다. 미첨이 여태껏 들어본 적이 없는 크고 무서운 목소리로 화를 냈다.
탈무드에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밤 중에 앞을 보지 못하는 장님이 등불을 들고 가고 있었다. “당신은 앞을 못 보는 장님인데 무엇 때문에 등불을 들고 다니는 거요?”라고?” 물었을 때 장님은 “맞소, 나는 앞을 못 보는 장님이오. 하지만 내가 등불을 들고 다니면 상대방은 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습니까?”라고 대답한다. 장님은 상대방을 배려해서 등불을 들고 다니는 것이다. 그러면 이 두 이야기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는 상방에게 도움이 되어 고마워하느냐 그렇지 않은 가의 차이일 것이다. 미첨은 선한 의도로 블럼버그를 돕고자 했지만, 블럼버그에게 먼저 필요한 것이 있는지, 왜 딱딱한 빵만 사가는지 물어보았더라면 그런 실 수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리 침작하여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하였을 때는 불필요한 참견이 되고 피해를 주는 것이다.
4. 진정한 배려
배려에는 세심한 살핌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상대방의 상황에 따라 나의 배려가 귀찮거나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심스러운 것이다. 미첨에게 아쉬운 것은 미리 왜 딱딱한 빵만 사 가는지 물어보았더라면 블럼버거가 왜 딱딱한 방을 사가는지 알게 되고 둘이 가까워지는 계기가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 배려는 내가 주고 싶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베풀어 주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다이아몬드를 손에 쥐어 준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싫어한다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간혹 친절한 어른들을 만나면 귀찮아지는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미첨에게 살짝 충고를 한다면 '미루어 짐작하지만 말고 솔직하게 말랑한 빵을 주어도 되겠는지 물어' 보라고 해주고 싶다. 배려 또한 감정의 영역이기 때문에 똑같이 해주었다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그렇지만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사라져 간다고 느끼는 나로서는 블럼버거가 미첨의 실수를 용서하고, 미첨과 화해하면서 서로 사이가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마녀의 빵」 오렌리 단편선 오헨리 지음 인디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