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공인은 신라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신라는 삼국 가운데 불교 수용이 가장 늦었다. 이차돈의 순교로 불교를 받아들이고, 불교를 공인한 뒤 신라는 강력한 국왕 중심의 국가 체제를 갖추고 한반도 역사의 중심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불교는 신라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논제: 불교 공인이 신라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설명하는 글을 써 보자.

 

  신라는 고구려, 백제와 비교해서 불교 수용이 늦었다. 삼국은 연맹 국가의 단계를 넘어 강력한 왕권을 갖춘 국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뒷받침해 줄 정신적 지주가 필요했다. 그래서 삼국의 왕들은 적극적으로 불교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고구려와 백제는 4세기에 불교를 수용했다. 그 과정도 비교적 순조로웠다. 그러나 신라는 하늘신 숭배 사상이나 샤머니즘이 귀족 사회에 뿌리 박혀 있었다. 또한 ‘계세사상’을 신봉하고 있었다. 계세사상은 자신의 신분이 죽어서도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귀족들의 입장에서 ‘현세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하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고 하는 ‘윤회설’을 주장하는 불교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신라는 이차돈의 순교로 불교 수용이 가능해졌다. 이차돈의 목을 치자, 흰 피가 한 길이나 솟구치며 하늘에서 꽃비가 내렸다. 이차돈을 죽이자고 주장했던 귀족들을 좌불안석이 되었고, 법흥왕은 귀족들이 결사반대하던 불교를 공인하게 된 기회가 되었다. 이후 불교는 왕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급속도로 발전하였다. 법흥왕 때부터 진덕여왕에 이르기까지 불교식 왕명을 사용할 정도로 불교가 번성했다.

  법흥왕은 ‘불법을 흥하게 한 임금’이란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석가모니의 아버지 이름은 백정이고 어머니는 마야부인이다. 진평왕은 자신을 ‘백정’이라 했고, 부인은 ‘마야 부인’이라 했다. 그러면 진평왕은 석가모니의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한편 진흥왕, 진지왕, 진평왕, 진덕여왕 등 ‘진(眞)’를 쓴 임금들이 많았다. ‘진’자를 붙인 이유는 자신들이 부처를 탄생시킨 인도의 석가 가족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국왕은 곧 부처다.’는 것으로 연결된다. 즉 왕권의 신성성과 초월성을 강요하여 왕권 강화에 이용했다고 할 수 있다.

  신라의 왕들은 불교를 기반으로 국가를 지키고 확장하는 방편으로 이용했다. 왕을 중심으로 하는 왕조 국가 체제를 확립했다. 또한, 신라는 불교의 계율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신라에 맞게 변형시켰다. 원광 법사는 화랑들에게 불교의 다섯 계율을 변형한 세속의 다섯 계율을 실천하게 하였다. 첫째, 충성으로 임금을 섬겨라. 둘째, 효도로 부모를 섬겨라. 셋째, 신의로 벗을 사귀어라. 넷째, 싸움터에서 물러나지 말라. 다섯째, 산 것을 죽일 때는 선택을 잘하라.이다. 불교의 가르침 ‘살생하지 말라’를 ‘산 것을 죽일 때는 선택을 잘하라.’고 함으로써 화랑들은 전쟁에 나가 싸울 수 있었다. 그래서 화랑은 신라가 삼국 통일을 이룩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신라는 불교 공인으로 인해 정치적으로는 왕권이 강화되고, 왕을 중심으로 하는 중앙 집권 국가 체제가 확립되었다. 율령을 반포하고, 영토를 확장하고, 삼국 통일을 이루었다. 문화적으로는 불국사, 석굴암 성덕대왕신종 등 많은 문화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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