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곳은 미국의 노스다코타주이다. 노스다코타주는 미국 중북부로 캐나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주이다. 시간은 3월 15일 아침 날씨는 쾌적했다. 마이너 씨 부부는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모처럼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마이너 씨는 수평선 북서쪽으로 시커먼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봄 폭풍이었다. 마이너 씨는 날씨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하고 학교로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 학교는 집에서 4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검은 구름은 태양을 덮어 버리고 이윽고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마이너 씨는 가까스로 학교에 도착했다. 선생님과 아이들은 창밖의 날씨에 온 신경을 쓰고 있었다. 이렇게 궂은 날씨에는 부모님의 도움 없이 혼자 집에 돌아간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어머, 아빠!”
올래 열다섯 살인 큰딸 헤이즐 마이너가 반갑게 소리쳤다.
헤이즐은 열한 살 난 남동생 미르디트를 돌아보며 말했다.
“거봐, 내 말이 맞지?
우리끼리 늙은 모드를 몰고 집에 갈 수 있다는 걸 못 믿는 어떤 어른이 계실 거라고 했잖아.”
마이너 씨는 그 말에 빙그레 웃었다.(생략)
마이너 씨는 아이들을 썰매에 태우고, 타고 온 키트를 데리러 갔다. 그 사이 천둥소리에 놀란 모드가 방향을 바꿔 남쪽으로 달렸다. 그리고 모드는 살얼음을 밟아 말이 웅덩이에 빠지고 썰매가 기우뚱거리며 옆으로 넘어졌다. 그곳은 근처 농가로부터 겨우 60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지만 거대한 눈더미에 파묻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헤이즐은 바람에 펄럭이는 천조각들을 힘들게 찢어서 동생들을 덮어 주었다. 그리고 천조각들이 날아가지 않도록 그 위에 엎드렸다.
눈은 끊임없이 내렸다.
세 아이들은 엄청난 자연의 재난 속에서 꼼짝 않고 누워 있었다.
그때 갑자기 헤이즐이 일어났다.
“에메트! 미르디트!”
헤이즐이 소리쳤다.
“너희들 절대로 눈 감아선 안 돼!
내가 백까지 셀게. 거기에 맞춰 달리기 할 때처럼 다리를 들었다 내렸다 해!
시작한다. 하나, 둘, 셋…….” (생략)
헤이즐은 자신도 팔다리를 움직이려 해 보았다. 그러나 움직일 수 없었다. 헤이즐은 텐트 아래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갑옷처럼 얼어붙은 옷이 동생들에게 닿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헤이즐의 얼어붙은 옷은 그대로 바람막이가 되었다. 헤이즐은 동생들에게 노래를 부르게 하고 자지 않도록 약속하게 했다.
마이너 씨네 아이들이 없어진 지
만 하루하고도 한 시간이 지난 수요 오후 2시,
사람들은 학교에서 남쪽으로 3.2킬로미터 떨어진 목초지에서 어떤 물체를 발견했다.
그것은 뒤집혀진 썰매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유령 같은 말이 마치 보초를 서듯이
꼼짝 않고 서 있었다.
그러나 아직 숨은 붙어 있었다. (생략)
맨 위에 있던 헤이즐의 몸은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 털외투 속의 상반신은 아무것도 입지 않은 맨살이었다. 헤이즐은 젖지 않은 속옷을 벗어 동생들을 덮어 주었던 것이다. 찢어진 캔버스 천조각 아래 있던 아이들은 손가락을 오므렸다 폈다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살아 있었다. 헤이즐에게 절대로 자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올리버 군의 군청 앞 광장 한복판에는 화강암으로 된 기념비가 우뚝 솟아 있다. 거기에 이런 글이 새겨져 있다.
헤이즐 미이너를 추모하며
1904년 4월 11일
1920년 3월 16일
고인에게는 찬사를
산 사람에게는 추억을
후세 사람들에게는 감동을
헤이즐 마이너의 삶과 비극적인 죽음은 올리버 군의 공식 문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자연재해는 사람의 목숨과 재산을 빼앗아 갑니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속에 헤이즐은 희생과 현명하게 대처해서 동생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헤이즐의 나이는 고작 15살이었다.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이다.
올리버 카운티는 미국 노스다코타 주에 있는 카운티로, 1885년 설립되었다. 실제 헤이즐 마이너는 1904년 4월 11일에 태어나 1920년 3월 16일, 방이 하나인 학교의 학생으로 노스다코다 주 올리버 카운티 센터에서 눈보라로부터 남동생 에밋과 여동생 미르디트를 보고하다가 사망했다. 이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쓰여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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