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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논술

땡볕 김유정

by 연채움 2024.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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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은 김유정이 작고하기 한 달 전에 발표한 작품이다. 덕순의 아내가 죽음을 예감하면서 하는 유언 같은 말이 김유정의 유언 같기도 하다.

 

1. 작품 소개

땡볕19372여성11호에 발표된 작품이다. 김유정은 1937329일 폐결핵과 치질이 악화되어 사망하였다. 그러니까 작고하기 한 달 전에 발표한 작품이다. 땡볕 김유정 특유의 토속적 언어와 간결한 문체가 현실성을 더해 준다. 또한, 주인공의 무지와 가난, 순진함으로 인해 씁쓸한 웃음을 자아낸다.

 

2. 「땡볕 내용.

덕순은 중복허리 뜨거운 땡볕 길을 아픈 아내를 지게에 지고 대학병원으로 찾아갔다. 가영이 할아버지 말에 의하면 대학병원에 가면 월급도 주고 병도 고쳐 준다는 것이었다.

 

덕순이는 이렇게 아내를 돌아보다가

“괜찮어요.”

하고 거진 죽어 가는 상으로 글썽글썽 눈물이 고인 아내가 딱하였다. 두 달 동안이나 햇빛 못 본 얼굴은 누렇게 시들었고, 병약한 몸으로 지게 위에 앉아 까닥이는 양이 금세라도 꺼질 듯싶은 그 아내였다.

(중략)

병원에 가면 짼대겠지요.”

째긴 아무거나 덮어놓고 째나? 연구한다니까.”

하고 되도록 아내를 안심시킨다.

왜 기영이 할아버지의 말씀 못 들었어?”

병원서 월급을 주구 고쳐 준다는 게 정말인가요?”

 

열네 살 된 조선 아이가 어른보다 더 부대한 걸 보고 이상한 병이라고 붙잡아 들여서 한 달에 십 원씩 주고 먹이고 입히고 하며 연구하고 있다고 하였다.

 

지게를 꼭 붙들어!”

덕순이는 지게를 지고 다시 일어나며 그 십오 원을 생각했던 것이니 그로서는 너무나 벅찬 희망의 보행이었다.

 

그러나 덕순이 아내의 뱃속에는 어린애가 있는데 나오려다 소문이 작아 그대로 죽었다며 수술을 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수술을 하지 않으면 일주일을 못 갈 것이라고 하였다.

 

덕순이는 열적은 낯을 무얼로 가릴지 몰라 주볏주볏

월급 같은 건 안 주나요?”

무슨 월급이요?”

왜 여기서 병을 고치면 월급을 주는 수두 있다지요.”

제 병을 고쳐 주는데 무슨 월급을 준단 말이요?”

(중략)

나는 죽으면 죽었지 배는 안 째요!”

하고 얼굴이 노랗게 되는 데는 더 할 말이 없었다. 죽이더라도 제 원대로 죽게 하는 것이 혹은 남편 된 사람의 도리일지도 모른다. 아내의 꼴에 하도 어이가 없어.

죽는 것보담야 수술을 하는 게 좀 낫겠지요!”

비소를 금치 못하고 섰는 간호부와 의사가 눈에 보이지 않도록 덕순이는 시건을 외면하여 뚱싯뚱싯 아내를 업고 나왔다. 지게 위에 올려놓은 다음 엎드려 다시 지고 일어나려니 이게 웬일일까, 아까 오던 때와는 갑절이나 무거웠다.

 

덕순이는 15원을 받고 아내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지지 아내가 더 갑절을 무거워진 것이다. 덕순이는 병원에 갈 때 보았던 참외를 사주고 싶어 했다. 병원에 갈 때는 돈을 아끼기 위해 포기했던 것을 “채미 하나 먹어 볼 테야?” 하고 물었다. 아내는 '얼음냉수'와 '왜떡'을 먹고 싶어 했다. 덕순이는 한 푼 더 보태어 왜떡 세 개를 사주었다.

 

저 사촌 형님께 쌀 두 되 꿔다 먹은 거 부디 잊지 말구 갚우.”

하고 부탁할 제 이것이 필연 아내의 유언이라 깨닫고는,

그래, 그건 염려 말아!

”그리구 임자 옷은 영근 어머니더러 사정 애길 하구 좀 빨아 달래우.“

하고 이야기를 곧잘 하다가 다시 입을 일그리고 훌쩍훌쩍 우는 것이다.

 

덕순이는 쇠뿔도 녹이려는 뜨거운 땡볕 길을 아내를 지고 내려왔다. 덕순이는 아내의 죽음을 예감하고 마지막으로 '왜떡'과 '얼음냉수'를 사주는 것으로, 남편의 도리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3. 왜 수술을 하지 않은 것일까?

  덕순과 아내는 너무나 쉽게  체념하고 포기한 것 같다. 왜일까? 아내가 배를 째기 싫다고 하더라도 아내를 설득하여 수술을 받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지만 절대 빈곤을 경험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는 쉽게 말하기는 어렵다. 아내가 죽을 걸 알면서 아내를 업고 병원을 나오며 고작 얼음냉수왜떡을 사주는 것이 다인 비참한 상황이다. 이런 현실을 간결하고 덤덤하게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씁쓸하게 한다.  '쇠뿔도 녹이려는 뜨거운 땡볕'이라는 표현은 덕순의 마음의 무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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