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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논술

마술의 손 - 조정래 단편 소설

by 연채움 2025.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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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의 손」 은 중학교 3학년 교과서 수록 작품이다. 삶을 반영하는 문학에서 배우게 된다. 문학 작품은 인간의 삶을 반영한다. 독자는 과거의 삶이 반영된 문학 작품을 감상하면서 과거의 삶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날의 삶과 비교하고, 삶의 가치를 발견할 수도 있다. 「마술의 손」은 1970년대 삶이 반영된 문학 작품이다. 1970년대는 산업화가 진행되던 시기이다. 현대 문명의 발달이 가져다주는 인간 삶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마술의 손」은 현대 소설이며, 단편 소설이다. 작품의 성격은 사실적이고, 비판적이다. 서술자의 시점은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이다. 서술자는 작품 속에 등장하지 않고, 작품 밖에서 인물의 마음속, 과거 행적, 사건의 처음과 끝을 말해 준다. 시간적 배경은 1970년대이고, 공간적 배경은 밤골이라는 전기가 막 들어온 마을이다. 주제는 근대 문물로 인한 삶의 변화와 자본주의적 근대화에 대한 비판이다.
작가 조정래(1943년)는 전라남도 승주에서 태어났고, 주요 작품으로「청산댁」「유형의 땅」「박토의 혼」 등 중편 소설과 장편 『태백산맥』『아리랑』『한강』 등이 있다.

 

「마술의 손」

  밤골 마을의 삶의 모습은 전기가 들어오기 전과 후로 나뉜다. 「마술의 손」서사 구성은 역순행적 구성이다.
 사건  발단은 현재로, 전기가 들어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작한다. ‘설마설마했던 소문은 설마가 아니었다. 참말로 전기가 들어오게 된 것이다. 밤골의 밤이 대낮처럼 밝아질 날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아이들은 처음 보는 전봇대를 신기해했다. 밤골 사람들은 전기 가설 공사 소식에 처음에는 설마 했고, ‘시멘트 전신주가 길가에 번듯번듯 누워 있는 것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감격 어린 안도의 숨을 내쉬게 되었다.’

 
  밤골 사람들이 전기가 들어온다는 사실에 하나같이 설마를 앞세웠던 것은 그만큼 여러 차례에 걸쳐 속아 왔기 때문이다. 시커먼 그을음이 오르는 석유 등잔 신세를 이제야 면하는가 보다고 잔뜩 벼르다 보면 공염불이 되곤 했었다.(생략)

 
전기가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도 '설마'했다는 것은 그동안 많이 속아왔다는 말이기도 하다. 전개 부분에서 왜 '설마'했는지 알 수 있다. 
 

  밤골 저 앞산 중턱짬에 쇠막대로 얼기설기 짜서 만든 무지막지하게 크로 높은 전신주가 선 것은 일정 시대의 일이었다. 아슴한 높이로 이어져 나간 전깃줄에는 사람이고 짐승이고 붙기만 하면 시꺼멓게 타 죽을 만큼 센 전기가 흐른다고 했다. (생략)
 

   역순행적 구성을 보여 주는 장면이다. 일정 시대에 처음 전기가 들어왔던 장면을 설명하는 것이다. 일본으로부터 해방되고, 대한민국이 건국된 후 투표로 정치인들을 뽑았다. 정치인들은 전기가 들어오게 하겠다는 공약을 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런 공약을 한 후보에게 표를 주었지만, 그 공약은 지켜지지 않았다. 정치인들의 공약에 매번 속았던 마을 사람들은 이번에도 설마 했다. 그런데 선거철도 아닌데 느닷없이 전기가 들어온 것이다.
  전기가 들어온 후 마을에는 텔레비전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텔레비전이 보급되면서 텔레비전이 없는 집에서는 갈등이 일어났다.

 
“아빠, 우리도 텔레비전 사요.”
“그래요, 영길이네는 낼 신청한댔어요. 우리도 낼 신청해요. 아빠.”(생략)
 
“영길이네 걸 구경하면 될 거 아니냐.”
“싫어, 실어. 창피하게 그게 뭐야.”
“아빤 쩨쩨하게 그 뭐야. 아빤 창피하지도 않아?”
이건 애비로서 체면이 말이 아니다. (생략)
 

   텔레비전을 가진 집들이 반 가까이 되자, 마을 아이들 다툼에서도 텔레비전이 끼어들었다. “너 이 새끼, 까불면 텔레비전 안 보여 줄 거야.”라고 한다든가, 텔레비전 구경을 담보로 말타기 놀이의 말 노릇이나 숨바꼭질의 술래 노릇을 떠맡기도 하였다. 그리고 아들의 놀이 모습도 달라졌다. 숨바꼭질이나 땅따먹기 씨름 등을 하며 놀던 아이들은 간첩 잡기 놀이나 만화 영화 주인공 흉내 내기’, 레슬링 흉내, 아이스크림 광고 노래를 따라 부르게 되었다.
   아이들뿐 아니라 아낙네들의 대화 내용도 달라졌다. 텔레비전이 들어오기 전에는 일상생활 삶 속의 이야기를 했는데, 텔레비전이 들어오고 나서부터는 연속극 이야기나, 탤런트, 가수 이야기를 하였다. 또한, 여름밤의 모습도 달라졌다. 당산나무 밑에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앞 울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감자와 옥수수를 추렴해 나들이하거나, 반딧불을 쫓아다니는 일은 하지 않았다. 다만 집집마다 텔레비전 앞에 매달려 텔레비전만 봤다.
  잔치가 있어도 밤늦게 남아서 일을 도와주지 않고 날이 어둑해지면 어떠한 이유를 대며 자리를 떴다. 그래서 텔레비전이 없는 사람으로, 품삯을 지불하고 일손을 모아야 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데도 할부로 텔레비전을 산 사람들은 텔레비전을 그동안 낸 돈과 텔레비전을 빼앗겼다. 그러나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선풍기와 전기밥통을 샀다. 선풍기는 ‘부채로는 도저히 맛볼 수 없는 기막힌 시원함’을 주었다. 그리고 새로운 문물인 편리하고 근사한 전기용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만족감까지 더해 주었다. 그리고 전기밥통은 아낙네들의 가사노동을 줄여주었다.

 
  그런데 이젠 전기밥통이 여자들을 환장하게 만들고 있었다. 쪼그리고 앉아 먼지 뒤집어써 가며 짚단을 풀어 땔 필요가 없었다. 뜸을 들이자고 몇 번씩 솥뚜껑을 열어 뜨거운 김 속에 손을 처넣어 밥을 집어내는 고역을 치르지 않아도 되었다. (생략)
 

  그러나 선풍기나 전기밥통 텔레비전 같은 전기용품들은 이웃 간의 빈부격차가 더 부각되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는 전기가 들어오고, 현대 문물이 가져다주는 생활 전반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다. 결말 부분에서 월전댁은 텔레비전에서 본 미남 배우 꿈을 꾸기도 하고, 연속극을 보느라 불이 나는 줄도 모르고 집을 태워 먹기도 한다. 작가가 자본주의적 근대화에 대한 비판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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