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거지」는 한솔교육 플라톤 4학년 교재에 실려 있는 작품이다. 작가 맬컴 캐릭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없었지만 주인공 이름이 맬컴인 것으로 보아 자전적 소설이 아닐까 추측한다.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이다. 공간적 배경은 런던 세인트 폴 성당 근처이다.
서술자이자 주인공인 ‘나’ 맬컴은 소심한 성격의 소년이다. ‘나’ 맬컴이 친구를 사귀는 과정을 통해, 인간관계에서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나는 철길 옆 풀밭에서 혼자 놀기를 좋아했습니다. 나쁜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보다 그곳에 있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책에 나오는 시골처럼 텅 빈 나만의 풀밭에서는 “너는 입이 없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생략)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철도길 옆은 사람이 찾지 않는 곳이다. 지금까지 철길 옆 아지트에는 맬컴 외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맬컴이 철길 옆 풀밭을 찾는 이유는 ‘나쁜 아이들의 괴롭힘’을 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맬컴은 아지트에서는 하고 싶지 않은 말을 하지 않아도 됐고, 혼자만의 상상 속으로 빠지는 것을 방해하는 사람도 없었다. 맬컴은 일요일만 빼고 매일 그곳에서 놀았다.
“어.”
누군가가 도랑 안에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볼품없는 검정 코트를 입고 있었고,
지저분하고 나이가 들어보았습니다,
그 사람은 꿈틀거리면서 내게 뭐라고 중얼거렸습니다.
거지였습니다. 나는 곧장 집으로 달렸습니다. (생략)
다음 날에도 아지트에 거지가 있었다. 맬컴은 머릿속에서만 “꺼져”라고 소리쳤다. 상상 속에서 황실 군대를 보내기도 했지만, 거지를 쫓아내지는 못했다.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스미스 패거리를 만났다. ‘나’는 스미스 패거리에게 거지가 있는 데를 안다고 말을 하였다. 스미스 패거리 아이들은 거지에게 몽둥이와 돌멩이 같은 것을 던졌다. 큰 벽돌을 던지기도 하였다. 거지가 ‘나’를 바라보았을 때 “너 때문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곧장 달려 집으로 왔다.
레니 스미스에게 거지 얘기를 하다니. 이 고자질쟁이야.
잠아, 어서 왈. 그래서 얼른 아침이 되었으며…….
가로등을 끄는 아저씨의 호루라기 소리가 빨리 들었으면…….
그리고 우유 배달 아저씨의 종소리와
돌멩이 밟는 소리가 얼른 들렸으면……. (생략)
맬컴은 스미스에게 거지에 대해 말한 것이 ‘고자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빨리 아침이 되어서 거지의 안부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맬컴은 ‘푸딩 조금, 삼촌 맥주 한 병을 훔치고 토마토 몇 개’를 거지에게 가져다주었다. 음식을 가져다주고 나니 ‘레니 스미스에게 고자질했다는 죄책감이 좀 덜해졌다.’ 용돈으로 칩과 앙파 피클과 약을 사다 주었다.
거지는 깨어 있었습니다.
나는 칩을 거지 바로 앞에 놓고는 키가 큰 풀밭에 앉았습니다.
“따뜻할 때 먹어.”
나는 뻐기듯 말했습니다.
거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더러운 손가락으로 칩을 먹었습니다.
그러고는 몸을 반쯤 일으켜 약을 가리켰습니다.
“그거 약이야, 아프면 먹어.”
거지는 환하게 웃으며 내게 뭐라고 중얼거리더니
다시 칩을 먹었습니다. (생략)
거지는 칩을 좋아했다. 맬컴은 “전쟁에 참가했어?” 하고 물었다. 거지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맬컴은 계속 말을 걸었다. 거지에게 말을 걸고 이야기를 하면서 대화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듯하다. 거지는 그 주 내내 그리고 다음 주에도 아지트에 있었다. 맬컴은 거지에게 하고 싶은 말을 했고, 거지 주변을 돌아다니며 놀았다.
어느 일요일 날, 나는 예배가 끝난 뒤 몰래 도망 나왔습니다.
샐리 제임스네 집을 지나치는데 샐 리가 창문에 있다가 나를 보았습니다.
“어디 가니? 또 머리 깎으러 가니?”
샐 리가 물었습니다.
“침구 만나러.”
“네게 친구가 있는지 몰랐는데.”
샐리는 비웃지 않고 말했습니다.
“어, 나 친구 있어.” (생략)
맬컴에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샐리에게 당당하게 친구 만나러 간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맬컴이 아지트에 토착했을 때 거지는 거기에 없었다. 거지에게 줄 칩을 가지고 갔지만, 거지는 없었던 것이다.
“상관없어, 더러운 거지라도 상관없단 말이야.”
갑자기 집 생각이 났습니다.
곧장 집으로 달렸습니다.
아는 아줌마와 아저씨들로 가득 찾 거리를 지나, 엄마의 온기로 가득 찬 부엌을 지나, 깨끗이 세탁한 빨래 냄새가 나는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왜 그러니?”
엄마, 아빠, 삼촌, 형들이 물었습니다.(생략)
거지는 다음 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없었다. 맬컴은 거지가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혹시 쪽지라도 써 놓지 않았을까 찾아보았지만 없었다. 맬컴은 왜 거지가 가버린 것인지 궁금했다.
어쩌면 내가 별로 좋은 친구가 못 될 거라고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내가 너무 수줍음을 탄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나는 이제 별로 수줍음을 안 타잖아. (중략)
거지에게 칩도 갖다 주고, 그 밖에 또 필요한 것이 있으면 갖다 주면서 정성껏 보살펴 주었는데…….
또 거지를 걱정해 주기도 했고 난 정말 좋은 친구가 될 자신이 있었는데…….”
나는 너무 부끄러워하지 말자고, 너무 슬퍼하지도 말자고 생각하며 집을 향해 터벅터벅 걸었습니다. (생략)
맬컴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샐리를 만났다. 샐 리가 “맬컴 집에 가야지.”라고 물었을 때 “너도 갈래?”라고 물었습니다. 맬컴에게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샐리는 맬컴을 따라왔고 맬컴은 거지에 대해 말해 주었다. 샐리와 대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맬컴은 “샐리야, 너 칩 좋아하니?”라고 묻는다. 샐리와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이제는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맬컴은 거지와의 관계를 통해 친구와 친해지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이제 소심하고 소극적인 아이가 아니라 한 단계 성숙한 것이다.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2차 대전 직후이다. 거지는 어쩌면 전쟁터를 누비던 병사였을지도 모른다. 전쟁이 끝나고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 채 거기에 있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거지는 맬컴으로 인해 마음이 치유되어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어 집으로 돌아갔을 수도 있다. 전쟁은 많은 것을 파괴하고 인간관계도 단절시키지만, 맬컴과 같은 아이의 순수한 사랑과 관심이 인간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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